'관저 이전 부실 감사' 유병호 종합특검 출석…"축소·누락 없다"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결과 축소·은폐한 혐의
"특검이 일부 사실 침소봉대해…직을 건 감사 결과 모욕 말라"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7.13 ⓒ 뉴스1 최지환 기자

(과천=뉴스1) 김민재 기자 =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위원(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 감사위원은 13일 오전 9시 56분쯤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종합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그는 출석 전 취재진에게 "특검이 감사인의 통상 업무를 소재로 영화나 무협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허구적 시나리오를 만들고, 존재하지 않는 범죄를 구성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불법 시공 정황을 보고서에서 축소·누락하도록 지시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들어가서 자세히 설명하겠다"며 "축소·누락 없고 보고서 작성은 제 업무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축소 혹은 은폐하고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당선 직후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각각 용산 국방부 청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이전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시민단체가 관저 이전 의혹 관련 국민 감사를 청구하면서 2년여간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은 2024년 9월 대통령실·관저 이전 관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당국은 보고서를 통해 윤 전 대통령 측이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 이전 대상지로 잠정 결정하고 '21그램'을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통령비서실이 공사 계획 도면에 '소규모 증축 공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21그램에 증축공사 자격을 갖춘 업체를 섭외하라고 요청했고, 21그램이 해당 면허를 보유한 사업체에 증축 공사 참여를 요청했다고도 명시했다.

하지만 21그램이 당시 인테리어 시공뿐만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됐다.

감사원은 당시 모든 공사의 업체 선정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21그램이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음에도 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소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종합특검은 감사원이 감사 진행 과정에서 해당 사실을 파악했으나, 보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고 21그램이 인테리어 공사만을 담당한 것처럼 기재했다고 의심한다.

유 감사위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배포해 "(특검이) 감사단이 확인하고 조치한 전체 사실관계와 감사 결과는 외면한 채, 일부분에 불과한 사항만을 억지로 부풀려 문제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1그램이 소개해 공사에 참여한 업체가 담당한 증축공사는 전체 공사비의 1.85%에 불과한 6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검은 주변적인 사항을 부풀려 감사단장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이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는 "관저 이전 감사는 실무자 모두가 서슬 퍼런 정권 초기의 권력 하에서 직을 걸고 수행한 감사의 결과물"이라며 "특검이든 누구든 이런 감사를 모욕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그간 감사원의 감찰 과정에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지난 5월 유 감사위원의 거주지 등 4곳을 압수수색 했다.

특검팀은 유 감사위원에게 관저 이전 감사 진행 과정과 당시 지시 내용, 대통령실 등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