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돈으로 권력 탐하지 않아" 혐의 부인…檢, 총 징역 13년 구형(종합)

특검,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5년·나머지 혐의 징역 8년 구형
한학자 "물의 일으켜 사과…믿었던 사람이 오늘의 결과 만들어"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 2026.7.10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한수현 기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해 특검이 총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한 총재는 최후진술에서 "물의를 일으켜 깊이 사과한다"면서도 "나는 돈으로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0일 한 총재와 정원주 전 통일교 비서실장 등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구속집행정지 중인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29분쯤 휠체어를 탄 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 권성동 의원에 금품을 준 적 있는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개인 일탈이었다는 입장이 여전한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특검팀은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나머지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는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 등은 종교적 이권 및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정교일치의 실현을 목표로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공권력을 위법 부당하게 이용했다"며 "(이들의 범행은)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반하고,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한 범행"이라고 했다.

이어 "종교단체 최고위층인 한 총재 등은 교인이 자발적으로 낸 헌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정치 세력과 부정하게 결탁해 대한민국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고 했다.

특검팀은 "다시는 통일교와 같은 종교단체의 불법 정교유착과 국정농단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한 형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특히 한 총재와 관련해 "주요 사무의 최종적 의사결정권자"라며 "모든 범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당사자임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 죄질이 중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오후 최후진술에서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정교유착과 금품 제공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그는 "나는 돈으로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며 "가정연합(통일교)의 지도자로서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믿고 모든 것을 맡겼던 사람이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간 한 총재 측은 이번 사건이 윤 전 본부장 개인의 일탈이라고 주장해 왔다. 한 총재가 최후진술에서 윤 전 본부장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의혹'으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공동취재) 2026.7.10 ⓒ 뉴스1 이광호 기자

이날 특검팀은 함께 기소된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4년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윤영호 전 본부장에 대해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 이 모 씨에 대해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정 전 실장은 최후진술에서 "한 총재가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을 주도록 지시하시거나 허락한 일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본부장은 "(다른 피고인들이) 꼬리 자르기라는 뚜렷한 목표를 두고 조직적으로 진술을 맞췄다"며 "나는 총재님의 지시를 정원주 실장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31일 오후 2시 10분에 선고기일을 열기로 했다.

한 총재는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1월쯤 권성동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현금 교부하고, 같은 해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후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김건희 여사에게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만 원대의 금품을 건넨 혐의도 있다. 불법 정치자금과 고가의 금품 구매를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은 2022년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