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서울시립아동보호소 강제수용, 국가가 3.7억 배상해야"

"중대한 인권침해…3억 7300만원 배상해야" 원고 일부 승소 판결

서울중앙지법 ⓒ 뉴스1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과거 국가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 아동들을 강제수용한 인권침해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국가는 약 3억 7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최누림)는 10일 서울시립아동보호소 강제수용 피해자와 가족 등 7명이 국가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시립아동보호소는 1958년 서울시가 당시 정부의 '부랑아 수용 정책' 일환으로 설립해 운영한 시설로, 아동들을 다른 시설로 분산하기 전 임시 수용하는 경유지 역할을 했다.

지난해 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 조사 결과, 1960~70년대 이곳에서 강제노역과 폭행·성추행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자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11만 6000여 명(중복 포함)이 수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부는 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 국가와 서울시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개별 공무원들의 구체적인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해 엄격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다수 공무원이 관여한 일련의 국가작용에 의한 기본권 침해였다"며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당시 수용 조치가 적법한 보호조치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공무원들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불특정 다수의 아동을 부랑아로 단속하고 아동의 의사에 반해서 보호소에 인계했다" "가족에게 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중앙정부가 시설 운영을 감독한 책임을 진다고 해도 서울시도 시설 운영에 관여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비슷한 사건에서 확정된 피해자들의 위자료 금액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원고 청구 금액 중 일부인 3억 7300만 원에 대해서만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장기간 이뤄진 중대한 인권침해로 위법성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며 "유사한 인권침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예방할 필요성도 크다"고 밝혔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