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도 공수처 적법 수사 인정…내란 우두머리 재판 변수 사라졌다
"불소추특권, 수사까지 금지 아냐…수색 영장 집행도 적법"
공수처 수사권 둘러싼 논란 최종 정리…내란 2심에도 영향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징역 7년 실형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체포방해 혐의 사건 1·2심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등 세 차례의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도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계속 주장해온 공수처 위법 수사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체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과 특검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날 선고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공수처의 수사권에 관해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첫 번째 쟁점은 헌법 제84조의 대통령에 대한 불소추 특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수사까지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이 피의자인 사건을 접수하거나 관련 증거를 수집·보전하는 등 기본적 수사상 조치는 대통령 재직 중에도 허용된다고 봤다.
두 번째 쟁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를 진행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공수처가 적법한 내란 우두머리죄에 대한 수사권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공수처가 내란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개시한 것은 적법하고, 직권남용죄 수사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죄를 구체적으로 인식해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수사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허락 없이 공수처가 수색 영장을 집행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
형사소송법 제110조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지만, 그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경호처 승낙이 없었더라도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 수색 영장 집행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는 국가의 안전보장, 헌법적 기본질서 유지 등 국가기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단순한 군사상 편의 등 추상적인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책임자가 이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에도 승낙을 거부했다면 부적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경호처장이 수색영장 집행에 대한 승낙을 거부하였더라도, 그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또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이 이 같이 처음으로 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의 적법성을 인정한 만큼, 비상계엄 이후 줄곧 논란이 됐던 공수처의 수사권한에 대한 논쟁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세 차례의 하급심과 대법원 판결이 모두 공수처의 수사권 적법성을 인정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내란 우두머리 재판 2심에서도 지금까지 판결과 같은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2심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지만, 대법원이 명시적 판결을 내린 만큼 최종적으로는 이날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은 반발했다. 유정화 변호사는 선고 직후 "법률유보 원칙에 너무 위배되는 판결"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피해가 가게 되는데 그 부분을 너무 쉽게 (대법원이)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색영장 집행이 적법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도 "영장주의를 형해화하는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공수처는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공수처는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가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어떠한 사건이든 정치적 고려 없이,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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