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유용' 메디콕스 경영진 항소심도 실형…부회장 징역 7년 6개월
전환사채 인수 관련 배임수재는 무죄…"청탁받고 한 일 아냐"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법인자금 유용·허위 공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스닥 상장사 메디콕스 경영진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 24일 업무상 배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메디콕스 부회장 이 모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부회장 박 모 씨는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이 씨는 징역 8년, 박 씨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형량이 줄었지만 두 사람 모두 실형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해 "이른바 '기업사냥'으로 상장 기업인 피해자 회사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빼내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했으므로 엄히 처벌해야 마땅하다"면서도 "범죄로 생긴 이익은 다른 공범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씨에 대해선 "이 씨와 같은 이유로 엄히 처벌해야 하나 범행으로 취한 이익이 다른 공범보다 많지 않고 6200만 원을 변제한 사정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1년 11월 무상으로 양도받은 부동산 시행업체의 주식을 50억 원에 매수한 것처럼 자금을 빼돌려 메디콕스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빼돌린 50억 원을 메디콕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하고 유상증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인수할 필요가 없는데도 같은 부동산 시행업체의 전환사채 50억 원을 인수해 메디콕스에 손해를 가하고 대가로 받은 20억 원을 나눠 가진 혐의도 있다.
지난 2019년에도 메디콕스가 인수할 필요 없는 이 씨의 비상장 주식을 약 41억 원에 인수하게 해 손해를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주된 목적은 당장 급한 유상증자의 외관을 꾸며 사리를 추구하려는 것이었고 피해자 회사의 이익이 아니었다"며 1심과 같이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인정했다.
유상증자 허위 공시(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의 행위로 피해자 회사가 필요 자금을 신주 발행을 통해 새로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 상태가 충실하고 사업 전망이 밝다는 오인을 불러일으켰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전환사채 50억 원을 인수한 대가로 20억 원을 취득한 혐의(배임수재)는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전환사채 인수 범행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들의 주도적인 범행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1심은 "전환사채는 실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어 피해자 회사가 5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었고 피고인들은 지급한 대금ㄹ 20억 원을 사사로이 취할 계획이었다"며 "전환사채를 인수해달라는 A 씨(전환사채 발행 회사의 운영자)의 부탁은 사회상규와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는 부정한 청탁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 씨는 전환사채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대여금을 갚을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회사가 손해를 볼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피고인들이 20억 원을 취하기 위해 전환사채 인수라는 또 다른 배임을 꾀한 것일 뿐 A 씨의 청탁을 받고 한 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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