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가상 이미지 아동성착취물 영리 배포·소지 처벌 합헌"

"아동 등장 안 해도 성범죄 유발 위험"…전원일치 합헌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가상 이미지 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하거나, 이를 알면서 소지한 사람을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5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심판 대상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의 화상·영상 등 형태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영리 목적으로 배포한 사람을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조항이다. 같은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신청인은 2020년 7~8월쯤 주거지에서 파일 업로드로 얻은 포인트를 환전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등장인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의 만화 파일 82개를 온라인에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같은 해 7월 파일공유사이트에서 아동·청소년 등장인물이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의 만화 파일 13개를 내려받아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신청인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022년 2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기술 발달로 아동·청소년의 이미지를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묘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대한 지속적 접촉은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리 목적 배포 조항에 대해서도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영리 목적 배포는 경제적 이유로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해잠재적 성범죄에 노출하는 것"이라며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고 했다.

이어 "기술 발달로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이 급격히 증가하고 유통·접근이 쉬워졌다"며 "유통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를 막기 위해 비교적 중한 법정형을 정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지 조항에 대해서는 "매체 특성상 복제·배포가 쉬워 재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하면 단순 소비 행위에 불과해 죄질과 책임이 가볍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헌재는 "가상 이미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과 비교해 죄질이나 비난 가능성의 정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조항이 평등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2015년에도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영리 목적 판매·배포 등 처벌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2020년 개정 이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명칭과 법정형이 바뀐 조항 가운데 가상 이미지 성착취물의 소지 처벌 조항까지 판단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헌재는 같은 날 선고한 관련 사건에서도 가상 이미지 형태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판매·배포한 사람을 처벌하는 구 청소년성보호법 조항을 같은 취지로 전원일치 합헌 결정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