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골프장 무기명회원 요금 인상, 기존 회원 동의 없으면 무효"

"회원 기본 지위 중요 변경…회칙 근거 있어도 개별 승인 필요"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골프장 운영사가 회칙과 이사회 결의를 근거로 기존 회원의 이용 조건을 변경했더라도 중요한 변경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A 사가 컨트리클럽 운영사인 B 사를 상대로 낸 골프장 이용 청구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는 2019년 12월 B 사가 운영하는 강원 횡성군의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 C 컨트리클럽의 VVIP 법인 정회원 회원권을 양수해 골프장을 이용해 왔다.

해당 회원권은 당초 정회원 1명과 무기명회원 3명에게 회원 대우를 하고 정회원이 직접 골프장에 오지 않더라도 무기명회원에게 정회원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하는 조건이었다.

이후 2017년 7월 이용 요금이 주중 5만 원, 주말 6만 원으로 인상되면서 정회원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받는 무기명회원 수는 4명으로 늘었다. 2019년 7월에는 VVIP 정회원 이용 요금이 주중 6만 원, 주말 7만 원으로 올랐다.

2022년 7월부터는 VVIP 정회원 요금을 평일 8만 원, 주말·공휴일 9만 원으로 인상했다. 동시에 정회원이 동반하지 않는 경우 무기명회원에게 평일 12만 원, 주말·공휴일 14만 원을 적용하도록 이용 조건을 변경했다.

A 사는 "정회원이 이용하지 않아도 무기명회원에게 정회원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하는 조건은 회원가입 계약의 내용"이라며 "골프장 측이 개별 승인 없이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경된 요금에 따라 초과 지급한 이용 요금 338만 원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A 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변경 조치가 A 사에 효력이 없다며 정회원이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평일 8만 원, 주말·공휴일 9만 원의 요금을 적용받는 회원 지위에 있음을 확인했다. 또 B 사가 초과 이용 요금 338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 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골프장 운영사는 경제 사정·경영 상황 등에 따라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용 조건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회원들도 가입 당시 이용 조건이 향후 변동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회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변경 조치에 찬성한 점 등을 근거로 A 사의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에서 회원과 운영사 사이의 법률관계는 계약상 권리·의무 관계이므로, 운영사가 계약 내용으로 편입된 회칙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기존 회원에 관한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이 같은 변경 조치가 단순한 요금 인상을 넘어 기존 이용 조건을 바꾸는 것으로, 회원의 기본적 지위에 중요한 변경을 초래하는 계약 내용 변경에 해당한다고 봤다.

특히 정회원이 이용하지 않을 경우 기존에 무기명회원 대우를 적용받던 이용자들이 이전 요금의 2배를 부담하게 되고, 법인 회원권은 무기명회원 대우를 전제로 일반 회원권보다 고가에 거래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상 폭이 합리적 범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회원으로서의 기본적 지위에 중요한 변경을 초래하는 내용의 변경은 회칙 규정에 터 잡아 이뤄졌더라도 기존 회원들의 개별적인 승인이 없으면 적용될 수 없다"며 "A 사의 개별 승인이 없었던 이상 변경 조치는 A 사에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