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관매직' 김건희, 반클리프 목걸이·디올백 수수 모두 유죄…"반성도 없었다"
"단순 사교적 선물로 보기 어려워…金 진정한 반성도 없어"
- 한수현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유수연 기자
피고인 김건희가 수수한 금품은 수백만 원대의 화장품, 금거북이, 수천만 원대의 고가 귀금속과 시계, 나아가 억 단위의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규모가 다양하다. 일반 국민이 평생에 한 번도 쉽게 취득하기 어려운 고가 물품들을 피고인은 별다른 거리낌없이 타인으로부터 수수해 왔다."
인사 청탁 등 명목으로 각종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받은 금품의 청탁·대가 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김 여사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순표)는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우환 화백 그림 한 점과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1개, 바셰론 시계 빈 박스 1개(보증서 포함), 티파니 브로치 1개, 디올 가방 1개, 금거북이 및 보관함 1개를 몰수하고 648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시기적으로 김 여사가 가장 먼저 수수한 금품은 지난 2022년 3월 15일~5월 20일 이 회장으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귀걸이 등으로 1억 380만 원 상당이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가 금품을 수수하고 이 회장으로부터 사업상 도움과 맏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등을 청탁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법정에서 당시 금품을 건넨 동기에 관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만날 수 없으니 미리 친분을 확실히 하기 위한 보험적 성격이었다', '억울한 일을 당할 때 내 연락받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순순한 친교 차원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는 점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목걸이 제공 목적은 단순 (대통령 당선) 축하나 친교 표시가 아니라, 장래 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와 관련해 김 여사와 연결고리를 확보하고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김 여사가 가진 영향력을 이용해 공무원 직무에 속한 사항에 알선해 달라는 묵시적 청탁 의사가 내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청탁 당시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성명, 소속을 구체적으로 말했다"며 "일련의 금품 제공이 사교적 의례를 넘어 일정의 대과 관계를 전제한 것임을 김 여사가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이 회장으로부터 수수한 귀금속을 반환하고 서 대표에게 손목시계 잔금 명목으로 29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재판부는 반환 경위와 공탁 시기를 고려할 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했다.
2022년 4월과 6월 초 김 여사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금거북이와 세한도에 대한 인사 청탁 명목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에게 위원장직 의사를 구체적으로 표명한 자리에서 금거북이가 교부된 점, 그 직전까지 관련 의사가 전달된 것을 종합하면 김 여사도 그 취지와 대가 관계를 인식하면서 수수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김 여사 측은 2022년 9월 서성빈 드론돔 대표로부터 받은 339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는 단순 구매대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가의 물품을 구매대행할 경우 미리 대금을 지급받거나 상당 기간 안에 정산 이뤄지는 게 자연스럽다"며 "서 대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대금을 김 여사에게 요구하거나 정산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바쉐린 콘스탄틴 손목시계 상자가 오빠인 김진우 씨 장모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정황 역시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서 대표에 대한 당시 대통령경호처의 로봇개 총판권 부여는 김 여사와의 인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의 청탁성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에 대한 공천이 무산된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별보좌관에 임명된 것은 연속적인 인사상 배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는 현직 검사 신분임에도 김 여사와 관련된 민감한 형사 사건 수사 동향을 파악해 주기적으로 전달하는 등 사적 조력 활동을 지속했다"며 "고가의 미술품을 제공한 것은 단순한 호의로 보기 어렵고 정치 진출 과정에서 김 여사의 조력과 영향력 행사 기대에서 비롯된 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또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용태 의원, 김경률 전 비상대책위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의 진술을 볼 때 김 여사가 김 전 부장검사의 공천에 관여하고 있던 이야기가 돌고 있었던 사정이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이 진품이라고 봤다. 해당 그림에 대해선 수사 당시부터 위작 논란이 이어졌고, 김 전 부장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위작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온 바 있다.
2022년 6월 20일~9월 13일 최 목사로부터 디올 명품 가방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친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가방, 화장품이 교부된 점을 비춰 보면 단순 사교적 친분관계에 따른 호의적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에 대해 "피고인을 둘러싼 비공식적인 청탁 구조가 특정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며 "금품제공자들이 저마다 청탁 의사를 품고 접근한 게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김 여사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고,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질타했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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