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 의사 무죄 확정…기소 12년만

공동 피고인 1명만 문서배부 혐의 벌금 70만 원 확정
1심 벌금→2심 무죄…"허위사실 공표 고의 단정 못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 2014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지 약 12년 만의 결론이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씨 등 6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양 씨 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탈법 문서 배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명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양 씨 등은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SNS와 인터넷 게시글, 우편물 등을 통해 '박 씨가 제삼자를 내세워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는 취지로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 전 시장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피고인은 박 전 시장이나 그 가족을 비방한 혐의, 공직선거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박 전 시장을 반대하는 내용의 문서를 배부한 혐의도 받았다.

박 씨는 2011년 8월 공군 교육사에 입소했다가 대퇴부 통증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재입영 통지를 받자 같은 해 12월 병역처분변경원을 냈고, 서울지방병무청에서 CT 촬영 등을 거쳐 기존 신체 등급 2급에서 추간판탈출증에 따른 4급으로 병역 처분이 변경됐다.

이를 두고 이듬해 1월부터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박 씨는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척추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했다. 당시 병무청에 제출된 한방병원 MRI와 공개검증 당일 촬영한 MRI가 동일인의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양 씨 등은 공개검증 이후에도 제삼자가 MRI를 촬영했거나 영상이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박 씨 등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2013년 제삼자가 박 씨 대신 MRI를 촬영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지난 2016년 1심은 양 씨 등의 게시글과 우편물 내용이 단순한 의혹 제기나 해명 요구를 넘어 병역 비리가 있었다고 단정한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1심은 "양 씨 등이 제시한 소명자료는 대부분 이미 수사 과정에서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관적·추상적 의심이나 가능성에 대한 단순한 정황 확인에 그친다"며 "대리 신검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심은 양 씨 등 3명에게 벌금 1500만 원,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벌금 700만~10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허위성 판단 자체는 유지했다. 2심은 "박 씨 본인이 직접 한방병원 MRI, 서울지방병무청 CT, 세브란스병원 MRI 영상 촬영에 임했고, 그 당시에 대리인이 개입된 바 없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며 "대리 신체검사로 병역 등급 변경 판정을 받았다는 취지의 공표 내용은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2심은 양 씨 등에게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양 씨 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일부 문서 배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1명에게만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피고인들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기존 의혹과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시간적·물리적으로 가능한 한도에서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은 병역 비리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와 같이 믿게 된 데에 상당한 이유도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허위 사실 공표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후보자 비방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허위 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