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2심 본격화…검찰 "1심, 판결에 주요 증거 누락"

재판부 "1심 재판부 대한 예의 아냐" 지적
다음 기일 방시혁 증인신문 결정 예정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6.2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이 "1심 판결에 주요 증거가 대부분 누락됐다"며 피고인들의 유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4-1부(부장판사 김인겸 성지용 전지원)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창업자 등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항소이유를 진술했다.

검찰은 1심이 카카오가 SM엔터의 경영권 인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피고인들과 카카오그룹은 SM엔터 인수가 절실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욕심을 드러냈고 이 사건 범행까지 이르렀다는 증거가 너무 많이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법정에서 김 창업자의 '평화적으로 가져오라' 녹취를 재생하며 "김 창업자의 지시로 피고인들은 하이브와 겉으로 싸우지 않으면서 공개 매수를 저지하고 인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창업자의 이런 지시 이후 피고인들이 법률 검토, 자금 준비, 이사회에서 인수 계획 표명, 주가 부양 메시지 사전 준비 지시 등 범행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었지만, 1심 재판부가 증거 판단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 SM엔터 인수 의사, 주가 부양 목적 입장문 발표, 시세조종 역할 분담 실행 메시지 등 주요 증거가 1심 판결에 모두 누락됐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을 다시 한번 살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항소 요지 진술이 끝난 뒤 "재판부가 기록도 안 보고 재판했다는 건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판단 대상을 시세조종으로 의심되는 거래 행위에서 모든 거래 행위로 확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재판부는 "불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검찰 측에서 신청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채택할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 등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7월 22일 열린다.

다음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측 변호인들이 검찰의 항소이유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재판부는 "예상대로 진행되면 10월 21일에 선고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창업자는 이날 선고 전 법원에 출석하며 '시세조종 의도가 없었는지'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2월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자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창업자가 같은 해 2월 16∼17일, 27일 사흘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함께 공모해 약 1100억 원의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물량소진 등의 수법으로 300회 이상 시세조종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21일 김 창업자를 비롯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