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보다 높은 형 택한 이진관 재판부…한덕수보다 박성재 중형 선고 이유는
구형량보다 5년 높아…한덕수도 구형보다 높은 형 선고
"12·3 비상계엄 필수적 역할…계엄 모의 시점은 2023년"
- 유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한수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에게 윤석열 정부 '2인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다. 내란 혐의로 기소된 국무위원 중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다음으로 센 형량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2일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구형량인 징역 20년보다 높은 형이다. 재판부는 또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박 전 장관을 법정에서 구속했다.
해당 재판부는 지난 1월 한 전 총리의 1심에서도 특검팀 구형량(징역 15년)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달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받은 지시를 배상업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에게 적극적으로 지시해 내란에 가담하고,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를 중하게 봤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의·침묵한 것 이상으로 출국금지팀 대기, 수용 공간 확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등 내란 가담 행위를 적극적으로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 전 장관이 이런 사항을 지시하면서 법무부 소관 소년보호시설인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에 대해선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지시 사항을 그대로 이행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이 수행한 임무는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압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저지한다는 12·3 비상계엄의 핵심 전제조건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 간부들이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한 의견을 제기했지만, 박 전 장관은 묵살했다는 일관된 증언들이 나와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박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와 내란 수사 대응을 위해 법무부 간부들에게 비상계엄 정당성 설명 근거 마련을 지시하는 등 계엄 해제 후에도 직권을 남용해 사회적 갈등을 일으킨 점 역시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됐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의 박 전 장관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은 12·3 내란 이후 국회와 수사기관을 거쳐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서슴없이 허위로 진술하거나 폐쇄회로(CC)TV 영상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며 "법원 및 특검 신문에 대해 '새로운 증거가 나왔냐'고 되묻고, 그에 따라 진술할 내용을 결정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국민께 충격과 실망을 드린 것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거나, 자신의 범죄 행위로 인해 국가와 국민이 입은 피해를 복구시키기 위한 어떠한 노력을 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약 30년 동안 공직자로서 근무해 온 사실은 인정되나, 저지른 범행의 내용과 성격에 비춰 이러한 사정은 유리한 정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며 '아래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양형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계엄 모의 시점을 2023년으로 보고 내란죄의 중대성을 더 크게 평가했다. 앞서 계엄 모의 시점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은 2024년 12월 1일, 평양 무인기 작전 관련 일반이적 혐의 1심은 2024년 9월로 판단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선고는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에서 해당 판결문을 근거로 들어 증거 능력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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