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1만5000명 피눈물 뺀 '이차전지 작전주' 前차관보 기소

'알에프세미' 전현직 대표, 허위호재 띄워 '주가 9배'
"사실상 무자본 M&A"…사기적 부정거래·배임 혐의

News1 DB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이차전지 열풍을 틈타 중국발 거짓 호재와 반복적 허위 공시로 자사 주가를 9배까지 띄운 코스닥 상장사의 전·현직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전직 대표는 차관보급 경제관료 출신으로 확인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한 코스닥 상장사의 전·현직 대표이사 A·B 씨 2명을 10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조합대표, 전 이사인 C·D 씨 등 공범 2명 등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업체는 반도체 소자 제조업체 알에프(RF)세미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2023년 문제의 회사를 인수한 뒤 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해 국내는 물론 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것처럼 허위 내용을 공시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A·B·C 씨 등은 당시 자금난을 겪던 알에프세미에 접근, 대대적인 이차전지 신규 사업을 할 것처럼 제안해 알에프세미의 경영권 주식 490만 주를 주당 4249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당시 B 씨가 운영하던 중국 유력그룹에서 200억 원, 유상증자로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것처럼 알에프세미 측을 설득했다.

알에프세미는 고위급 관료라는 A의 이력과 B가 제시한 자료를 믿고 회사를 넘겼으나, 이들은 사실 투자 유치 등을 이행할 자본력이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사실상 무자본 M&A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B 씨는 1100억 원에 육박하던 회사 경영권 주식 470만 주를 사실상 무상 취득했고, 공범 C·D 씨는 이후 차명 계좌, 조합 등을 동원해 대량 매집했던 회사 주식으로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A 씨와 최대 주주가 된 B 씨는 이후 주가 부양을 위한 대량의 허위 호재와 공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 B 씨는 중국 공장에서 이차전지를 매년 최소 5000만~최대 1억 개씩 약 10년간 공급받아 전 세계로 최대 6조 원 규모의 독점 판매를 할 예정이라고 허위 공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유상증자 대금 100억 원을 투입하고, 600억 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이 임박한 것처럼 허위 공시를 반복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전환사채 발행이 연기될 때마다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등 외국 거래처와 이차전지 공급 계약을 확정 지은 것처럼 반복적 허위 공시 및 호재를 터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작업으로 종전 2000원 대 초반이었던 회사 주가는 최고가를 갱신하며 최대 9배인 2만 9450원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및 배터리 공급이 허구로 밝혀진 이후, 주식 거래가 정지되며 다시 2000원 대로 급락했다.

검찰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는 상장 폐지가 결정된 상태다. 거짓 호재를 믿었던 약 1만 5000 명의 소액 주주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이 밖에도 A·B 씨 등은 이렇게 확보한 주식 대금을 강남 사채업자에게 빌렸던 100억 원 등을 납입하는 개인적 용도로 활용한 혐의도 받는다. 비밀리에 알에프세미에서 수표 100억 원을 출금해 사채업자에 담보로 제공했고, 회사가 해당 사채의 연대보증을 서게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