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위 수차례 거부에도 유사강간 무죄…재판소원 전원재판부 회부

'휠체어 설비 노선 제한' 심리불속행 사건도 사전심사 통과
지난 3월 재판소원 도입 이후 8건 전원재판부 회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피해자가 수차례 거부했음에도 성폭행을 시도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 판단에 대한 재판소원 사건이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심리에 회부됐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버스 이동권보장 범위를 제한한 법원 판단에 대한 재판소원도 사전 심사를 통과해, 지난 3월 재판소원 도입 이후 전원재판부에 넘겨진 사건은 총 8건이다.

헌재는 9일 재판소송 2건이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성폭행 무죄 사건은 지난 2022년 7월쯤 여성 피해자가 남성 가해자에게 수차례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청구인이 유사강간을 했다는 내용이다.

1심 법원은 지난해 6월 피해자의 진술과 녹음파일을 살펴볼 때 당시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었는지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 법원도 같은 이유로 지난 3월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사가 상고를 포기해 재판이 확정됐다.

청구인은 성범죄 인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피해자의 동의 내지 의사'인데도 법원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최협의설'에 따라 판단해 피해자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전원재판부에서 △헌법상 형사 피해자의 기본권과 피고인의 일사부재리 원칙 △피해자가 제기한 무죄확정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의 허용 범위 등 쟁점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이동권보장 사건은 버스회사와 국가, 국토교통부 장관 등 피고가 장애인에게 저상버스나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적극적 조치와 위자료를 청구한 내용이다.

지난 2022년 대법원은 버스 회사들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마련하지 않은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서울고법은 청구인이 탑승할 개연성이 있는 노선이 직장과 가족 주거지를 잇는 제한된 노선에 한정된다며 적극적 조치의 범위를 7개 노선으로 축소했다. 이에 상고가 이뤄졌지만, 대법원은 지난 4월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은 상고를 제기한 측의 주장이 헌법이나 법률 위반 등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 심리를 진행하지 않고 기각 판결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청구인은 노선이 한정돼 이동권과 평등권이 침해됐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로 인해 재판청구권도 보장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헌재 전원재판부는 심리불속행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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