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핑계로 바람 쐬러 '정보공개 폭탄'…370건 문건 요구한 수형자

법원, 원고패소 판결…"외유 나오려 아무 정보나 공개 청구"
경찰·검찰 안가리고 정보공개 남용…20건 넘는 소송 제기

광주교도소 내부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뉴스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실형을 선고받은 수형자가 재판을 핑계로 교도소 밖으로 나오기 위해 300건이 넘는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지난 4월 대전교도소 수형자 A 씨가 서울 광진경찰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A 씨는 마약과 성범죄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12월 광진경찰서에 '2025년 11월 한 달간 제기된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결정문 전부를 보여달라'는 취지로 정보공개청구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 이 기간에 해당하는 결정문은 총 371건에 달했다.

해당 청구를 접수한 경찰은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면 정보공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조항을 근거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A 씨는 비공개 결정이 부당하다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대한 분량의 결정문을 찾아서 일일이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공개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임이 분명하다"며 "본인과 아무 이해관계 없는, 타인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대상정보에 관한 결정문 내용을 원고가 알아야 할 필요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A 씨가 '알 권리' 실현이 아닌 소송을 제기해 변론기일 법정 출석을 사유로 수감 중인 교도소 밖으로 외유를 나오기 위해 아무 정보나 정보공개청구를 했다고 봤다.

A 씨는 광진경찰서뿐만 아니라 서울 중랑·송파·영등포·양천·서초·종암경찰서와 서울남부·북부·서부지검에도 유사한 정보공개청구를 한 후 서울행정법원에 10건의 정보공개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 지역에도 비슷한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대전지법에 18건의 소송을 청구했다.

최근 교정시설에서는 이같은 민원에 더해 무차별 진정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형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등에 신고하는 경우가 늘기도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716건에 불과했던 인권위 진정 건수는 이듬해 4528건으로 급증했다가 지난 3년간 4500~4800건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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