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재판 노쇼' 권경애 패소 유족, 헌재에 재판소원 청구
대법, 위자료 6500만 원 확정…약정금 부분 파기환송
이기철 씨 "기각 이유 알려줘야…재판받을 권리 침해"
- 서한샘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김종훈 기자 =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소송대리인이었던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데 대한 위자료 책임을 제한적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단에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 측은 1일 헌재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이 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권 변호사가 이 씨에게 6500만 원을 지급하고, 해미르는 별도로 220만 원을 지급하라고 한 부분에 대해 원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다만 이 씨의 약정금 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해선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권 변호사는 2016년 이 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대리인을 맡았으나, 2심에 세 차례 불출석해 2022년 11월 원고 패소 판결을 받게 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 소송 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때 기일 지정을 신청하지 않거나 새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이듬해 이 씨에게 패소한 사실을 알리면서 3년간 매년 말까지 각각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행 각서를 작성해 교부했다.
이에 이 씨는 권 변호사의 불법행위와 법무법인 구성원의 연대책임을 주장하며 2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가 공동으로 이 씨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보다 다소 늘어난 6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해미르에는 별도로 2심 수임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220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그러나 이 씨 측이 추가로 주장한 이행 각서에 따른 약정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이행 각서 작성 당시 권 변호사의 잘못이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되지 않는 것을 약정금 지급 조건으로 했는데, 결국 언론에 보도됨에 따라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위자료, 소송위임계약 종료에 따른 수임료 청산금 청구 판단에 대해선 원심이 옳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그러나 이 씨의 약정금 청구 부분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 이행 각서에 약정금 지급의 조건은 전혀 명시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급조건 존재 여부의 해석이 문제가 될 정도의 관련 문언도 기재돼 있지 않는다"며 "내용상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고, 그 기재 내용이 달리 해석될 여지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이므로 이행 각서의 작성 의미와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급 조건을 이행 각서 내용으로 하기로 이 씨와 합의했음에도 이를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법원은 '9000만 원을 주겠다'던 각서 하나만 다시 보라고 돌려보냈다"며 "내가 정말 묻고 싶었던 나머지는 권 변호사가 왜 그랬는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였지만 대법관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는 한 문장으로 끝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각하더라도 왜인지는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유도 안 적은 판결은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며 "나는 왜 안 되는지 들어야 할 권리가 있고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헌재는 답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적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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