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명 개인정보 불법으로 받아 도박사이트 가입…대법, 징역형 확정

"해킹 등 불법 유통 개인정보 취득·이용자도 개인정보처리자"

대법원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불법으로 유통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이도 개인정보 보호법상 엄격한 책임을 지는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불법 취득자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라고 보면 엄격한 관리 및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게 돼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한다는 취지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도박 공간개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난 2024년 A 씨는 공범과 함께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만들면서 성명불상자로부터 다른 도박사이트 회원 796명의 이름·계좌번호·휴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넘겨받았다.

A 씨는 새로 만드는 도박사이트의 입출금이나 게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 이들의 개인정보를 개설 중이던 새 도박사이트에 임의로 등록해 가입시켰다.

A 씨는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및 개인정보 무단 이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이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도박 사이트가 완성되지 않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 입출금 기능과 게임 기능이 작동됐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의 쟁점은 해킹 등 불법적인 경로로 유통된 개인정보를 취득해 이용한 자도 개인정보처리자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개인정보처리자로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 책임 등 강한 규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대법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해킹 등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정보 주체 동의나 법률상 근거 없이 불법 유통 개인정보를 취득한 뒤 이를 기초로 업무상 개인정보 파일을 운용해 처리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도박 공간개설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게임이용자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바카라·슬롯 등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도박자금 입·출금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 상태였다"는 점을 들어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