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고 속도 못 내는 개청준비단…형소법 개정안 언제쯤
보완수사권 안갯속…중수청·공소청 설계 속도도 '제동'
추진단, 내주 복수의 개정안 마련…'개청 지연' 우려 여전
- 최동현 기자,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윤미 기자 =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시대를 준비할 양대 개청준비단이 출범했지만, 직제·예산·인력 등 본격적인 조직 재편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무 분장의 기준이 될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탓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달 말까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하위 법령의 초안을 3~4개 버전으로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율을 거쳐 '최종 정부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추진단 내부 사정에 밝은 정부 관계자는 "5월 말까지 반드시 정부안이 나올 수 있도록 (추진단이) 주말을 반납하고 막바지 검토 중"이라며 "(초안은) 단일안보다는 3~4개의 복수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정안 초안이 복수안으로 만들어지는 이유는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첨예한 견해차 때문이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물론 산학계 및 시민단체까지 보완수사권 혹은 보완수사 요청권의 존폐와 범위를 놓고 복잡다단한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 요청권은 비슷해 보여도 법적 의미는 천양지차다. 보완수사권이 유지될 경우 공소청 검사는 일정 범위에서 직접 수사가 가능하지만, 요청권만 남으면 검사의 권한은 '수사 요구'에 그쳐 사실상 수사권이 박탈된다.
문제는 보완수사권 및 보완수사 요청권의 존폐와 범위 설정이 중수청·공소청의 업무 분장을 좌우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보완수사권이 일부라도 존속할 경우, 공소청개청준비단은 수사 기능을 전제로 직제와 인력을 편성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설계도'인 셈이다.
이에 개청준비단은 닻만 올린 채 아직 '본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한 실정이다. 대검찰청은 최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한 공소청개청준비단을 꾸렸지만,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정비 등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연관성이 적은 인프라 작업부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 각론을 둘러싼 논쟁이 해소되지 않은 채 공전만 거듭하는 점도 혼선을 키우고 있다. 추진단은 △국가 디지털 포렌식 서비스(NDFaaS) 등 대검 과학수사부 기능의 이관 문제 △중수청 인력 규모(1000~4000명)를 둘러싼 부처 간 이견 △중수청·공소청 예산 문제 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소청개청준비단 사정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할 것이냐, 일부만 남길 것이냐,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긴다면 어떤 형태로 할 것이냐 등은 일종의 '큰 틀'에 해당한다"며 "그 틀이 없는 상황에선 어떤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중수청·공소청의 '개청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법조계는 6·3 지방선거 이후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본다. 직제, 인력, 예산 등 조직 정비 작업도 이때부터 본격화할 전망인데, 10월 출범까지 남은 4개월은 턱없이 촉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일선 검찰청의 지청(支廳)을 개청할 때도 주변 지검과 지청에서 인력을 얼마나 보낼지, 부장(부서)은 몇 명으로 할 지 등 지난한 계획과 수정을 거치게 된다"며 "과연 (중수청과 공소청이) 제때 문을 열 수 있을지,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중수청은 6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거대 (수사)기관이란 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는 무게가 다르다"며 자칫 개청 시점이 늦어지거나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 국민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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