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순직 책임' 임성근, 1심 징역 3년…유족 "형량에 실망"(종합)

법원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자의 무리한 지시"
채상병 유족 "끝까지 과실 인정 안 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2025.10.23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문혜원 기자 = 수몰 실종자 수색 작전 중 해병대원이 순직한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2023년 7월 19일 사고 발생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나온 1심 결론이자,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출범 후 첫 기소 사건의 1심 결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8일 업무상 과실치사, 군형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제7여단장과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포11대대장은 금고 1년 6개월을,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을, 장 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보석 신청을 기각하고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 과실과 결과 발생에 대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사고에 관한 임 전 사단장의 본질적인 기여가 인정되고, 공동정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수중 수색 사실을 알고도 지휘·감독권 행사를 통해 수중 수색을 금지하거나 안전 예방을 위한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업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입수 통제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여단장의 보고를 통해 구명조끼 등 안전 장구가 구비되지 않았음을 알았고, 열악한 하천 주변 상황을 봤을 것인데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더라도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구를 제대로 갖췄더라면 신속하게 피해자들을 구조했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 등에 대한 양형 배경을 밝히며 "이 사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자의 무리한 지시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로 20세인 채 해병은 해병 입대 4개월 만에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며 "실종자 수색에 있어 구명조끼나 안전 장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수색 범행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명확한 지침은커녕 적극적 공세를 강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신체, 생명의 위험을 등한시했다"며 "공세적 수색 지시를 되풀이하는 등 안전 확보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임 전 사단장 등의 행위는) 상급 지휘관이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 위험을 인지한 상황에서 위험을 가중시키는 지시를 하는 등 작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부대원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사단장으로서 명확한 지침을 전파하지 않았다"며 "성과 창출을 위해 수색 지시를 반복하는 등 대원들의 생명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고 이후에도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지시하고 사단장실 압수수색에 앞서 수중 수색 정황 증거를 은폐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하기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순직한 채상병 어머니는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지휘관들의 잘못된 판단과 지시로 허망하게 보낸 부모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줄 알았다"며 "형량에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본인들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지휘관들을 그대로 보고 둘 수 없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 측 변호인은 선고 이후 "항소할 생각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임 전 사단장 등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수몰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색을 지시해 해병대원 1명을 숨지게 하고 다른 해병대원들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작전통제권을 육군 제50사단장에게 넘기도록 한 합동참모본부와 육군 제2작전사령부의 단편명령을 어긴 혐의(군형법 제47조 명령 위반)도 적용됐다. 직접 현장을 지도하면서 수색 방식을 지시하고 인사명령권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박상현 전 여단장은 수색 작전 당시 제2신속기동부대장으로서 현장 지휘를 맡은 인물이다. 박 전 여단장은 '바둑판식 수색' 등 지시 사항을 최진규 중령에게 전달하고 '직접적인 행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등 해병대원들에게 실종자 수색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최 전 대대장은 임 전 사단장과 박 전 여단장의 지시 사항을 이용민 전 대대장 등에 전달하면서 명시적인 상급 부대 승인 없이 '허리 깊이 입수' 등을 거론한 혐의가 있다. 이 전 대대장은 이런 지시를 부대원에게 하달해 사고가 발생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장 전 중대장도 현장 위험성을 충분하게 평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으로 봤다.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