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방해' 항소심 징역 7년…1심보다 형량 늘어난 이유는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외신 허위 공보 유죄 인정
"같은 주장 반복, 책임 회피"…1심 징역 5년보다 2년 늘어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 방해,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항소심에서 1심보다 형량이 늘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도착해 참여하지 못한 국무위원 2인에 대한 심의권 침해 혐의와 외신 허위 공보 관련 혐의를 유죄로 뒤집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2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국무회의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늦게 받아 도착하지 못한 국무위원 2명에 대한 심의권 침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앞서 국무위원 4명을 대통령실로 불러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렸다. 나머지 13명의 국무위원 중 6명의 국무위원에게만 연락했고, 4명이 도착해 국무회의 정족수가 채워지자 국무회의를 종료했다.
이와 관련해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7명의 국무위원과 늦게 도착한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과 늦게 도착한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 침해를 달리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무회의 소집 통지는 모든 국무위원에게 이뤄져야 하고 임의로 일부 국무위원을 소집 통지에서 배제한 것은 해당 국무위원의 심의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국무위원 2명에게는 현실적으로 도착이 어려운 시간에 소집 통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신 상대 허위 공보 혐의도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4일 오후 해외홍보비서관 겸 외신대변인에게 전화해 '대통령으로서 헌정 파괴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액션은 했지만,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을 취했다. 헌정질서 파괴의 뜻은 추호도 없었다'라는 내용의 허위 사실의 프레스 가이던스(Press Guidance·PG)를 작성하게 해 이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PG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사실 등은 인정되지만, PG 내용에 일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돼도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해외홍보비서관에게 PG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해 그 내용을 수정해 전달하거나 전달을 거부할 의무가 있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외홍보비서관으로 하여금 PG를 작성, 배포하게 한 것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외홍보비서관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의 일환으로 보도자료 작성, 배포에 관해 객관적인 사정과 달리 해당 사항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하거나 과장·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선 안 되는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범행은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저질러진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려는 것"이라며 "비상계엄 선포의 적법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외신에 제공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인도는 물론 국민의 알권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으나 이러한 사정은 제한적으로 고려한다고도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전부에 대해 당심에 이르기까지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책임을 회피해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며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양형 판단 이유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관련 범행 및 비상계엄 선포 절차의 하자 은폐를 위한 사후 부서 관련 범행은 헌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의 정도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 체포영장 등 집행 저지 관련 범행 등은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수사가 개시되자 이로 인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이뤄졌다"며 "그 죄질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 물리력을 동원해 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국가공무원인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병과 같이 사용했고, 또 다른 국가공무원들인 공수처 검사와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까지 초래하는 등 범행 동기와 결과에 있어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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