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앙지검장 "'조작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사법권 독립 침해"

'대장동 2기 수사 지휘' 송경호 전 중앙지검장 입장문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장동 수사를 주도했던 정일권 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4.16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 지휘한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29기·56)이 19일 "확정되지 않은 재판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단정적으로 '조작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내리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말했다.

송 전 지검장은 19일 오후 A4 7쪽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국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진행 중인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의 위헌성 및 위법성에 대해 "입법부가 '국회'라는 권위를 내세워 법정을 정치판으로 옮겨오고 사실상 사법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 중인 사건 국정조사,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 파괴"

특히 대장동 사건·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관여하는 국정조사를 가리켜 "현행법상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가 '국정조사가 '계속 중인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선 안 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국회가 공소사실의 적절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문제 삼는 것은 사법부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부당한 외압이자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무너뜨리기 위한 위헌적 시도"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밝힌다는 명분은 사법부 판단을 부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며 "공판을 수행 중인 검사와 사건 당사자를 소환해 신문하는 것 자체가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도 했다.

송 전 지검장은 대장동 사건 피고인의 변호인과 이 사건 고발을 주도한 의원들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에 다수 포함돼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피고인 변호인이 수사 검사를 상대로 국정조사라는 권력을 휘두르며 진술권을 봉쇄하고 이미 법정에서 배척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국정조사 본질을 스스로 훼손하는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한 비상식적 구조"라고 일갈했다.

반면,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일선 수사 인력의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평검사와 수사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돼 모욕적인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꼬집었다.

그는 "급기야 암 투병 중인 검사가 무리한 출석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비극까지 발생했다"며 "국회는 수사팀을 사지로 내모는 부당하고 반인권적인 증인 채택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적수사 매도, 본질 왜곡…檢항소 포기, 비상식적 결정"

송 전 지검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라 대장동 2기 수사팀을 이끌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최근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일방적인 주장들에 대한 허위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해 "인허가권과 수용권이라는 포괄적 권한을 가진 성남시 수뇌부와 민간업자가 장기간 결탁해 막대한 공공개발 이익을 사유화한 전형적인 권력형 부패 범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범죄구조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 여부를 규명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 원칙"이라며 "이러한 정상적인 수사 전체를 '표적수사'로 매도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 전 지검장은 '전임 수사팀'의 결론을 뒤집었다는 일부 국조특위 위원들 주장에 대해서도 "명백한 허위이자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1기 수사팀이 작성한 내부 보고서를 언급하며 "추가 수사의 필요성과 수사 지속 의지가 확고히 적시돼 있었다"며 "수사 지속의 당위성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영학 회계사 음성녹음 파일 원본' 등 주요 증거에 대한 조작 의혹 역시 일부 국조특위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그는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동의 없이 증거로 쓰일 수도 없는 녹취록을 조작할 이유나 실익은 전혀 없다"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재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적인 강변"이라고 일갈했다.

송 전 지검장은 남욱 변호사가 주장하는 검찰의 회유와 압박 역시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인 모함"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과정에서 의사의 진료에 비유한 것은 "과잉 수사를 방지하고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지극히 원칙적인 설명이었다"고 해명했다.

가족사진을 제시한 것은 "공범 비호에 집착하며 진술 거부로 일관한 남 변호사에게 본인과 가족만 생각하라는 차원이었을 뿐 이를 협박의 도구로 삼았다는 주장은 상상에 기반한 일반적인 모험"이라고 설명했다.

송 전 지검장은 검찰 수뇌부의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해서는 "천문학적 범죄수익 환수를 포기한 사법정의 실종"이자 "상급심의 판단 기회를 봉쇄한 비상식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천문학적인 범죄수익을 온전히 보전하게 된 대장동 민간업자들이야말로 이번 사태의 최대 수혜자"라고 꼬집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