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는 원청 근로자"…포장업무는 파기환송

노동자 215명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원고 승소 판결 확정
냉연제품 포장 노동자엔 "파견 관계 단정 못해"…파기환송

서울 강남구 포스코 사옥 모습.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원청 소속 근로자로 인정하는 대법원 판단이 재차 나왔다. 다만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근로자 파견 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6일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215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정년을 넘긴 노동자 1명의 청구는 직권으로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다른 하청 노동자 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원고 7명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원청이 직접 수행하던 업무를 외주화한 뒤에도 실질적으로는 원청의 지휘·명령 아래 일해왔다며, 도급이 아닌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2년 넘게 근무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원청의 생산 공정에 편입돼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았는지 여부였다.

대법원은 선박 접안, 원료 하역·운반, 래들 관리, 롤 정비 등 제철소 생산공정과 밀접하게 연결된 업무에 대해서는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청의 작업표준서와 기술 기준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전산시스템과 메신저 등을 통해 작업 내용·방법에 관한 지시를 받아온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해당 업무가 포스코의 철강 생산공정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설 역시 원청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며 원청의 지휘·명령이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나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일부 노동자에 대해서는 "포스코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다른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해당 협력업체는 포장업무의 직접적 실행 과정에 관해 독자적 경험·기술을 보유했고, 이는 작업표준서 등의 작성·변경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반영됐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자들이 포스코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포스코 근로자들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가 어느 정도 구분되고 서로 대체하는 관계에 있지 않았다"며 "협력업체는 계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인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부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소송은 2011년 처음 제기된 뒤 현재까지 10차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

첫 소송은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노동자들의 승소로 확정됐고, 3~7차 소송은 2심에서 모두 노동자 측이 승소했다. 이후 8~10차 소송은 1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참여 인원은 2000여 명에 달한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