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현대해상 경영성과급, 근로 대가로 지급된 '임금' 아냐"

1·2심 "관행·근로 대가"…대법 "지급 의무·대가성 없어" 파기환송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지급 여부와 액수가 결정된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성과급은 근로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전·현직 현대해상화재보험 근로자 411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대해상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당기순이익이 일정 기준을 넘을 경우 경영성과급을 지급했다. 지급 여부와 규모는 당기순이익에 연동됐고, 지급률은 해마다 달랐다.

근로자들은 이 같은 경영성과급이 사실상 정기적으로 지급된 임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연간 임금 총액'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지급 임금과 퇴직연금 추가 납입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해당 경영성과급이 현대해상 경영 실적에 따라 매년 지급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의 관행이 형성돼 있어 지급 의무가 있고, 근로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를 근로 대가인 임금으로 보고 연간 임금 총액에 포함돼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현대해상이 경영성과급을 매년 계속·정기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우선 취업 규칙이나 임금 규정에 경영성과급이 명시돼 있지 않고 지급 기준이 매년 변경돼 온 점을 지적했다. 일부 연도를 제외하고는 사측이 단독으로 지급 기준을 마련한 점도 짚었다.

대법원은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 효력은 해당 연도에 한정되고, 회사는 경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다"며 "지급 관행이 규범적으로 승인·확립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판단했다. 당기순이익은 자본 규모와 지출 비용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이 합쳐진 결과로 근로 제공과 직접적 대가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현대해상이 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이유는 근로 대가로서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하는 몫이라서가 아니라 사기 진작, 근무 의욕 고취, 근로복지 차원에서 이익 배분·공유에 있다"며 "경영성과급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