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직무유기 혐의 부인…"우선 처리 동기 없어"

첫 공판기일…증인 신문 시작 전 이재승 차장 등과 퇴정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 처장은 송창진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11개월간 대검찰청에 이첩하거나 통보하지 않은 채 수사를 지연한 혐의를 받는다. (공동취재) 2026.4.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부장검사 공백 등 내·외부 상황으로 수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2일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 박석일 전 수사3부장검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선규 전 수사1부장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송창진 전 부장검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받는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측은 "송 전 부장검사와 김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고,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사건의 수사가 필연적으로 대통령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총선을 앞두고 소환조사가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총선 전에 소환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공소 요지를 진술했다.

이어 "박 전 부장검사는 (송 전 부장검사의 위증) 사건 배당 이틀 만에 신속 검토 문건을 작성해 아무 근거 없는 무고이며 공수처가 직접 혐의없음 처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 차장에게 보고했고, 이 차장은 이를 오 처장에게 보고했다"며 "이 차장과 오 처장은 아무런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 방법으로 승인해 송 전 부장검사의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기로 상호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오 처장 측은 당시 박 전 부장검사 외 다른 부장검사들이 해당 사건에 관여돼 있던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이 선포돼 후임 부장검사 임명 재가가 미뤄진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정당한 사유로 사건 처리가 늦어졌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특검과 다른 방향으로 주임검사(박 전 부장검사)가 의견을 가지고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무 유기가 되지 않는다"며 "비상계엄이 선포되며 비상 상황이 됐고, 공수처가 가지고 있는 사건 600건 중 해당 사건을 우선 처리할 동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차장 측은 "상급자 입장에서는 일단 (보고를) 경청할 수도 있고, 조직 관리 차원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당장 결단하기 어려운 경우 판단을 유보할 수도 있다"며 "상급자라고 하급자 의견을 무조건 무시, 묵살하고 자기 의견을 관철하라는 특검 공소사실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와 송 전 부장검사 역시 공소사실을 일체 부인했다.

김 전 부장검사 측은 순직 해병 사건 수사팀에 총선 전 소환 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처장 대행 시기 가장 수사가 활발히 이뤄졌고, 사건관계자가 아무런 제한 없이 소환됐다"고 주장했다.

송 전 부장검사 측은 "압수수색 영장은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추후 청구하기로 합의된 내용인데 어떻게 직권남용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위증 혐의에 대해선 고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 측은 이날 증인 신문이 예정된 김규현 변호사 등에 대해 반대신문 사항이 없다며 변론 분리를 요청한 후 퇴정했다.

김 전 부장검사와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공수처 처·차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팀의 의혹 관련자 소환조사를 방해하거나 추가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막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2024년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공수처 차장 직무를 대리할 당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등 허위 진술한 혐의도 받는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는 2024년 8월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한 이후 사건을 수사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