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순직해병 사고 수사 결과 질책"…'VIP 격노설' 첫 법정 증언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냐"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 전화해 "왜 이렇게 됐냐" 질책도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해병대원 순직 사고 관련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냐"는 취지로 격노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른바 'VIP 격노설' 관련 첫 법정 증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일 순직 해병 사고 수사 외압 의혹으로 기소된 유균혜 전 국방부 기획관리관과 국방부 조직총괄담당관 이 모 씨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는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원 순직 사고 발생 후 약 열흘 뒤인 2023년 7월 31일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한 인물이다.

임 전 비서관은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의 반응이 어땠나'는 순직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측 질문에 "3장짜리 해병대수사단 브리핑 자료를 요약해서 1장으로 추린 것을 대통령께 보고했다"며 "받으시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는 취지로 질책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책상 앞에 놓인 인터폰을 통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연결하라고 지시했고, 잠시 후 장관과 통화했다"며 "'군에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일어날 때부터 하급자부터 고위 지휘관까지 줄줄이 엮어서 처벌하면 되겠느냐'가 첫 번째 요지였고, '이런 이야기를 누차 하지 않았느냐. 왜 이렇게 됐느냐'가 두 번째 요지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보고받던 초기부터 끝까지 많은 말씀이 있었는데 정확한 단어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군사경찰의 수사 방식 등을 비판했다"고 말했다.

또 "수사 기간은 짧았는데 사령관까지 줄줄이 엮은 것에 대해서 비판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난다"고 증언했다.

임 전 비서관은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서도 '수사 보고 하는 것이었는데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변호인이 '격노 대상이 뭐였느냐'고 묻자, 임 전 비서관은 "굳이 답변을 드리자면 보고자인 저에 대한 격노라고 느끼지 않았다"며 "수사 결과에 대해 크게 질책한 것으로 느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기록 이첩 사실을 보고받고 임 전 비서관에게 군사경찰 감축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군사경찰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군의 수사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한 기억이 있느냐'는 특검 측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임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이 기존에도 군사경찰의 비대함과 조직 개편 재검토 필요성에 대해 여러 번 얘기했다"며 "당시 회의 때도 군사경찰의 수사 역량과 방식을 지적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실무국장인 유 전 관리관에게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당일 저런 이야기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데 왜 (특검팀 조사에서) 저렇게 진술했느냐'고 지적하자, 임 전 비서관은 "명백히 군사경찰을 줄이라고 하진 않았다. 격앙된 기조는 맞았고, 유 전 관리관의 진술을 전제로 가필했다"고 설명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