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냐, 역풍이냐"…노상원 겨눈 종합특검의 '범단 카드'

종합특검, 수사2단 '범죄단체조직' 혐의 입건…노상원 정조준
"까딱하면 되치기" 법조계 전망 분분…'우발적 내란' 뒤집을까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 2026.2.25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 미제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12·3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불법 장악을 시도했던 수사2단에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적용하면서 내막에 이목이 쏠린다.

종합특검의 칼끝은 수사2단의 실질적 사령탑이자 '내란 비선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향해 있다. 하지만 범죄단체조직죄는 무거운 법정형만큼 구성요건도 깐깐해 자칫 역풍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비선조직' 수사2단 친 종합특검…칼끝은 노상원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정성욱 전 정보사 사업단장,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등 합동수사본부 산하 수사2단 관련자 4명을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2단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12·3 비상계엄에 앞서 '햄버거집 회동'을 통해 구상했던 비선 조직으로 통한다. 노 전 사령관은 2024년 9~12월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목적으로 수사 2단을 구성하기 위해 정보사에 정예 요원 46명을 선발하도록 하고, 이들의 인적 사항을 빼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범죄다. 과거 조폭 범죄가 대상이었지만, 근래엔 N번방 사건, 보이스피싱 등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특검이 의심하는 수사2단의 목적은 내란에 해당해 최고 사형까지 처벌될 수 있다.

법조계는 종합특검이 노상원 전 사령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범단 카드'를 꺼냈다고 본다. 그는 계엄 및 정치인 체포 등 계획이 담긴 이른바 '노상원 수첩' 관련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데, 최고 사형 구형이 가능한 중범죄 혐의를 더 얹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재판부가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을 배척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범죄단체조직죄라는 새 혐의로 다시 기소할 경우 종합특검은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과 별개로 노 전 사령관과 수사2단 관계자들의 혐의를 원심 단계부터 다퉈나갈 수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2024.12.24 ⓒ 뉴스1 박지혜 기자
'범단 카드' 노상원 입 열까…"자칫하면 역풍" 우려도

다만 종합특검팀의 전략이 '승부수'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범죄단체조직죄는 미수 또는 예비·음모는 처벌하지 않아 구성요건 성립부터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재판 중인 노 전 사령관에게 이미 범죄단체조직죄를 포괄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적용된 점도 변수다.

앞서 노 전 사령관을 수사해 재판에 넘긴 내란특검은 만에 하나 내란 혐의가 법정에서 인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 플랜B로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했지만 실제 입건하진 않았다. 내란 자체가 국가 단위의 조직범죄라는 점에서 범죄단체조직죄를 실질적으로 포섭한다고 판단한 점도 이유였다.

수사2단에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혐의가 성립하려면 특정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목적 외에도 최소한의 지휘·통솔 체계를 갖춰야 하고 조직의 실체와 구성원 등도 특정돼야 하는데, 수사2단은 조직 구성과 가동 여부부터 입증 과제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2단에)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성립하려면 내란을 사전에 모의했고, 쿠데타를 반복적으로 일으키자는 공동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입증하긴 쉽지 않다"며 "역으로 (종합특검이) 법왜곡죄로 되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구고검장 출신의 김경수 율촌 변호사는 "범죄단체조직은 범죄를 목적으로 한 조직체계만 갖춰지면 (기수가) 되기 때문에 구성요건 성립은 가능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본질적으로 내란으로 (혐의가) 충분한데 범죄단체조직을 더하는 것은 수사의 합목적성에서 좋은 판단은 아니다"고 했다.

관건은 종합특검의 전략이 내란을 '우발적 결심'에 의한 것이라 본 1심 판결과 정반대 결과를 끌어내느냐다. 내란특검은 지난 29일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 등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었음에도 1심이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며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