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가조작 최대 '무기징역'…자금세탁 양형 기준 신설

대법 양형위, 7월 공소 제기 범죄부터 적용
홀덤펍 등 최대 징역 4년…'기습 공탁' 사라진다

이동원 양형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위원회 제144차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3.30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등 증권 범죄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까지 권고하도록 양형 기준이 강화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전날 144차 전체회의를 열고 △자금세탁 범죄 양형기준 △증권·금융 범죄 수정 양형기준 △사행성·게임물 범죄 수정 양형기준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 정비에에 따른 수정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해 확정했다.

양형기준은 일선 판사들이 판결할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으로 범죄 유형별로 감경·기본·가중 3단계로 분류된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행위를 고려해 양형 유형을 판단하고 특별·일반양형인자 중 감경·가중 요인을 고려해 형량을 선고한다.

이번 회의에서 확정된 새로운 양형기준은 관보의 게재를 거쳐 오는 7월 1일 이후 공소가 제기된 범죄부터 적용된다.

먼저 양형위는 사회적으로 엄벌이 필요한 보이스피싱, 뇌물, 마약범죄 등 중요범죄의 범행자금을 조달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합법 자산으로 전환·가장하는 것으로 범죄 목적을 달성하는 핵심 수단인 자금세탁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했다.

양형위는 자금세탁 범죄의 유형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 및 수수 △마약거래방지법상 불법 수익 등의 은닉·가장 및 수수 △외국환거래법상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 등 외국환(중개)업무, 미신고 지급·수령 및 자본거래, 미신고 지급수단 또는 증권 수출입 △특정경제범죄법상 재산 국외 도피 등 4가지로 나눴다.

범죄수익 은닉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거나 고도의 지능적인 방법, 신종 수법을 이용한 경우와 조직적 범행의 주도자 등 특별가중인자가 있는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상 징역 10개월~3년, 마약거래방지법 위반 상 징역 1년 6개월~4년, 외국환거래법 위반 상 징역 8개월~2년에 처할 수 있다.

특경법상 재산 국외 도피의 경우 5억 원 미만은 징역 10개월~2년(기본)·징역 1년 6개월(가중), 5~50억 원은 징역 3~7년(기본)·징역 6~10년(가중), 50억 원 이상은 징역 6~10년(기본)·징역 9~13년(가중)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양형위는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 기존 최대 징역 15년에서 징역 19년까지 형량 범위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죄질이 무거운 경우 가중 영역의 특별조정을 통해 법률상 처단형 범위 내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택할 수 있다.

특별 양형 인자에 대한 평가 결과 가중 영역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특별 가중 인자만 2개 이상 존재하거나 특별 가중인자가 특별 감경 인자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에는 양형 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 범위 상한을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형량 범위를 특별조정한 결과 상한이 25년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무기징역형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수사, 재판 절차에서 적극 협조한 사람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자진신고 감면(Leniency)을 '자수'와 마찬가지로 특별감경인자로 반영했다.

금융 범죄에 대해선 특별감경인자로 '금융업무와 무관한 경우'를 추가했다.

양형위는 또 청소년에게 불법도박을 공급하는 행위, 온라인 도박의 중독성 등 불법 사행성 범죄에 대해 형량 범위를 상향했다.

홀덤펍 등 유사카지노업, 관광진흥법상 무허가 카지노업은 징역 10개월~2년(기본)·징역 1년 6개월~4년(가중)을 택할 수 있다.

또 미성년자는 성인보다 도박 등 유해 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그 피해가 더 크고 장기적일 수 있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수 미성년자가 이용하게 한 경우'를 특별가중인자로 신설했다.

아울러 피해자와 합의 없이 형량을 줄이기 위한 이른바 '기습 공탁'을 방지하기 위해 전체 범죄 군에 대해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상당한 피해 회복(공탁 포함)의 '(공탁 포함)' 문구를 모두 삭제했다.

그러면서 '공탁의 경우에는 공탁에 대한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의견, 피고인이 법령상 공탁금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거나 회수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 피해 법익의 성질 및 피해의 규모와 정도 등을 신중하게 조사, 판단한 결과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해당하는 경우만을 의미한다'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범죄피해자보호법상 구조 대상 범죄의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구조금을 받더라도 원칙적으로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양형위는 오는 5월 11일 회의를 개최하고 응급의료·구조·구급 범죄 양형기준 설정안과 과실치사상·산업안전 보건 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