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혼인관계 파탄' 조정 이혼 후 교류…법원 "군인연금 분할해야"
35년 군복무 남성, 전처와 재혼·이혼…'서류상 혼인' 주장
법원 "2차 혼인 기간 제외 조항 없어…같은 날 전입 신고도"
-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이혼 조정 조항에 특정 시점부터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는 내용이 있어도 부부가 손자녀 양육 등으로 교류했다면 군인연금을 분할받아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당시 부장판사 최수진)는 지난 1월 A 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분할연금 비율 재산정 불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1972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군인으로 복무한 A 씨는 B 씨와 1977년 혼인했다가 6월 협의 이혼했다.
이들은 2007년 4월 다시 혼인했다가 2020년 9월 재차 이혼했다. 두 번째 이혼 당시 이들의 조정 조항에는 '군인연금은 향후 이혼 후 군인연금법에 따라 분할 지급하기로 한다', '2000년부터 혼인 관계가 파탄됐음을 인정하고 향후 쌍방은 상대방의 주거지로 찾아가 사생활 침해, 주거의 평온을 깨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B 씨는 2020년 10월 국군재정관리단에 군인연금법에 따른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관리단은 A 씨에게 1차 혼인 기간과 2차 혼인 기간을 합친 21년 3개월을 혼인 기간으로 인정해 분할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분할연금 급여 지급 결정 안내문을 발송했다.
A 씨는 2024년 9월 관리단에 "2차 혼인 기간에 실질적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 기간을 제외해 분할연금 비율을 다시 산정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을 제기했으나 관리단은 비율을 재산정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 씨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2차 혼인 기간에는 딸의 결혼 문제 등으로 서류상으로만 혼인한 것일 뿐 별거 및 동거하지 않아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의 조정 조항에 2000년부터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2차 혼인 기간은 제외하기로 하는 등 실질적인 혼인 기간이나 연금 분할 비율에 특별히 정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조정 조항에 향후 이혼 후 군인연금법에 따라 분할 지급한다고 정하면서도 2차 혼인 기간은 제외하기로 하는 등의 정하지 않았다"며 "다시 혼인하고 5년 동안 동거했고 손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는 등 지속해서 교류했다"고 했다.
이어 "A 씨와 B 씨의 주민등록표에 의하면 같은 날 전입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A 씨는 이에 대해 납득할 만한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판단에 불복한 A 씨는 항소장을 제출했고 현재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심리 중이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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