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동원훈련 통지서 전달 의무 위반 가족 처벌 위헌"
구 병역법 위헌법률심판…재판관 전원일치 '위헌'
"통지서 전달은 정부 공적사무…형사 처벌은 과도"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병력 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당사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가족을 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대구지법이 "병역법 제85조에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22년 A 씨는 병력 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아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문제가 된 구 병역법 제85조는 병역의무부과 통지서를 수령하거나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령을 거부하거나 전달하지 않거나 지체한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해당 규정은 지난해 1월 병역법 개정으로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과태료 부과로 전환됐다. 다만 개정법 시행 전 위반 행위에 대해선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대구지법은 이 가운데 '병력 동원훈련 소집 통지서를 전달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전달하지 않은 경우'에 관한 부분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면서 직권으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병력 동원훈련을 위한 소집 통지서 전달 업무는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공적 사무라고 판단했다. 세대주 등이 통지서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는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에 불과하다고 봤다.
헌재는 "정부는 직접 전달 외에도 우편 법령에 따른 특별한 송달 방법이나 전자문서를 사용해 병역의무자에게 소집 통지서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며 "심판 대상 조항은 병역의무자의 세대주 등이라는 이유만으로 협력의 범위를 넘어 소집 통지서 전달 의무를 위반하면 형사 처벌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심판 대상 조항의 태도는 정부의 공적 의무와 책임을 단지 행정 사무 편의를 위해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실효적인 병력 동원훈련 실시를 위한 전제로 그 소집을 담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도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아 행정 절차적 협력 의무를 위반한다고 해도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의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심판 대상 조항은 훨씬 더 중한 형사 처벌을 하고 있어 형벌의 보충성에 반하고, 책임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과도해 비례원칙에도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헌재는 2022년 예비군 소집통지서를 전달하지 않은 가족을 처벌하도록 한 예비군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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