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송환…정부 "마약조직 수사, 구속영장 신청"(종합)
전날 신병 인계받아 이날 오전 입국…10명 규모 호송팀 편성
"마약유통 조직 실체 규명·수익 환수…신속 구속영장 신청"
- 서한샘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인천=뉴스1) 서한샘 김종훈 기자 =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약왕 전세계' 등으로 악명을 떨친 마약상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정부는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쯤 수십 명의 호송 경찰 인력 등에 둘러싸인 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는 전날 늦은 오후 필리핀에서 박왕열의 신병을 인계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송환 직후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브리핑을 열고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한국-필리핀 간 범죄 인도조약에 따라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을 임시 인도 받았다"며 "박왕열은 2016년 10월경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2022년 4월경 필리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중에도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고 호화 생활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송환 작전을 통해 확보된 휴대전화 등 소지품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피의자가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 실체를 규명하고 마약 거래로 취득한 수익을 수사해 환수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이 과장은 "법무부는 2017년 강도살인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으나 필리핀 법무부는 필리핀에서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라면서 사실상 거절했다"며 "하지만 수감 중에도 한국에 마약을 유통하는 등 피의자를 방치할 수 없다는 범정부 판단하에 마약 범죄에 한해 임시 인도를 청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경찰은 피의자를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경기북부청에서는 3개 경찰관서의 피의자 관련 마약 수사를 일체 병합해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수한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분석하고 공범 조사를 통해 피의자와 관련된 마약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며 "송치 이후에도 여죄 여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낱낱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재 다수 공범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TF에 따르면 박왕열에 대해선 임시 인도 청구서에 기재된 마약 밀수입·유통·판매 등 범죄사실에 한해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다. 양국 간 합의 조건에 따라 마약 수사·재판이 종결되면 박왕열은 필리핀으로 돌아가 잔여 형을 복역해야 한다.
이 과장은 "다만 사건에 비춰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임시 인도 연장 등 조건 추가에 관해서는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국내 송환을 위해 법무부는 검찰·경찰·교정본부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10명 규모의 호송팀을 편성했다. 호송팀에는 수사팀뿐 아니라 피의자 건강 상태 확인, 비행기 난동·탈출 시도 등 상황에 대비해 교정본부 간호 인력, 기동순찰팀 호송관도 포함됐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2020년 필리핀 당국에 검거돼 2022년 장기 징역 60년, 단기 징역 52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필리핀 당국은 최종 검거 전에도 박왕열을 두 차례 체포·구금했지만 빈번히 도주해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왕열은 옥중에도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활동하며 한국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씨가 취급한 동남아산 마약류는 필로폰, 엑스터시, 케타민, 합성 대마 등 수백억 원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교도소에서도 '호화 수감 생활'을 즐겼다는 의혹도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간 박왕열의 신병 인도를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송환을 보류하면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 박 씨의 임시인도를 요청하면서 물꼬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이달 4일 필리핀 동포 간담회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계속 텔레그램을 이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박*열'이라는 사람이 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이 임시인도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 등 TF 관계 기관은 즉시 필리핀 당국과 임시인도 보증 조건 등을 포함한 실무협의를 진행해 송환 일정을 조율, 약 20여일 만에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게 됐다.
TF는 박왕열의 신병을 수사기관으로 인계하고 한국으로 다량의 마약을 밀수입·유통·판매한 혐의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앞서 박왕열과 함께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린 김 모 씨도 베트남에서 검거돼 2022년 7월 국내로 강제 송환, 지난해 징역 25년과 추징금 6억9000만 원이 확정된 바 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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