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엘리엇·쉰들러 연이은 승소 뒤 국제법무국 역할 빛났다
법무부 국제법무국 신설…ISDS 대응 시스템 체계화·맞춤형 전략 마련
韓상대 투자분쟁 남발에 '경고'…무차별 ISDS 제기 예방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정부가 스위스의 글로벌 승강기 업체 쉰들러 홀딩 아게(Schindler Holding AG)가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하며 약 3200억 손해배상 책임을 면했다.
최근 쉰들러를 비롯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엘리엇매니지먼트를 상대로 ISDS에서 잇달아 승소한 배경에는 지난 2023년 신설된 법무부 국제법무국을 중심으로 한 대응 역량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전날 쉰들러가 중재절차에서 주장한 3200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또 우리 정부는 소송에 들어간 약 96억 원의 비용도 쉰들러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쉰들러는 지난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조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최소 3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ISDS를 제기했다.
당시 현대엘리베이터는 회사 운영이 아닌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이는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유무역협정(FTA) 부속 투자협정 위반이라는 게 쉰들러 측 주장이다.
하지만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 금융 당국은 합법적 권한 내에서 충분한 조사와 심사를 수행했으며, 이들의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아 투자협정 위반이 없다는 것이다. 판정부는 이 때문에 국제법상 국제책임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최근 ISDS에서 잇달아 승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4000억 원대 론스타 상대 외환은행 매각 관련 ISDS 중재판정 취소 사건, 지난 2월에는 1600억 원대 엘리엇 상대 ISDS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좋은 성적의 배경에는 3년 전 법무부 내 국제법무국 신설에 있다는 시각이 있다. 지난 2023년 8월 국제투자분쟁과를 포함해 3개과로 구성된 국제법무국이 출범했다. 이는 기존 2개과에 1개과를 추가한 것이다.
정부는 당시 개편을 통해 ISDS 대응 시스템을 체계화시켰다. ISDS가 제기되기 전부터 투자협정 업무를 강화하고, 관련 체크리스트를 운영하는 등 예방에 나섰다. 또 실제 ISDS가 제기되면 사건마다 분석을 통해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는 체계를 정착시켰다.
우리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상대로 승소한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도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정부 측 논리가 받아들여진 것이 전략의 승리라는 평가다.
조아라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장은 엘리엇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데 대해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다른 나라를 상대로 제기된 ISDS 사례를 연구·검토해 제도개선에도 국제법무실에서 주력하고 있다.
국제법무국 신설 이후 잇따른 ISDS 승소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무분별한 분쟁 제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외 투자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경우 우리나라의 대응 수준을 낮게 평가한 이들이 ISDS를 남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날 브리핑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쉰들러) 승소를 계기로 대한민국 정부의 우수한 ISDS 대응 역량이 국제 사회에 각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chi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