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명예퇴직 35명, 최근 5년 새 최저…대법관 증원 기대감 영향?

전년 대비 36.4%↓…대법관 늘고 로펌 선호도 변해
변호사 시장 포화에 '부장판사 출신' 메리트도 줄어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25.10.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올해 상반기 명예퇴직한 법관 수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 정원 확대와 변호사 시장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명예퇴직한 법관 수는 총 35명으로 집계됐다. 법관 명예퇴직은 통상 연 1회 상반기에 실시된다.

이는 최근 5년간 명예퇴직자 수인 △2022년 51명 △2023년 42명 △2024년 57명 △2025년 55명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전년도(55명)보다 20명(36.4%) 줄어들며 감소 폭도 가장 컸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명예퇴직자 감소 배경으로 대법관 증원 논의를 거론한다.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는 '사법개혁 3법'의 일환으로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의결됐다. 법률 공포 후 2년 뒤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증원되면서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만 총 22명이 새로 임명될 전망이다.

대법관 증원 논의는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본격화했고, 이후 입법 절차가 진행되면서 법조계 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일부 중견 법관 사이에서 대법관 진출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명예퇴직을 서두를 필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형 로펌 시장에서 '대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가 갖는 메리트는 여전히 상당하다"며 "대법관 자리가 많이 늘어나면서 중견 법관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가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변호사 시장 포화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명예퇴직 감소를 단순히 대법관 증원 기대감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최근 대형 로펌에서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이나 대법원 경력을 가진 법관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는 반면, 일반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예전보다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변호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견 법관 입장에서는 명예퇴직을 택할 유인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더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추진해 온 중견 법관 이탈 방지 정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대법관 증원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건 지난해부터이다 보니 그동안 영향을 받은 판사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명예퇴직 감소 현상이 단기적 흐름인지, 구조적 변화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