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원형' 독일 인용률 0%대…"실익 없어" vs "최후 구제 수단"
국힘 반발 속 민주, 재판소원제 본회의 처리 계획
"논의 자체 이해 안 돼"vs"법원 신중 판결 이끌 수 있어"
- 송송이 기자, 한수현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한수현 기자 = 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제도'(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의 실효성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소원을 시행 중인 나라들의 재판소원 인용률이 낮은 점을 근거로 실효성에 비해 사건이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와 국민 권리 구제를 위해 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2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재판소원제를 이르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재판소원 제도는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헌재법을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헌재법 제68조 1항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여기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부분을 삭제한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행정권을 장악하고 입법권을 독점한 데 이어 사법권까지 발아래 두겠다는 시도는 개혁이 아니라 명백한 독재"라며 강한 비판에 나섰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독일에서 최고법원 재판에 대해 제기된 재판소원은 613건이었는데 그 가운데 인용된 사건은 0건이었다.
독일의 2020~2024년 5년간 인용률은 △2020년 0.2% △2021년 0.4% △2022년 0.5% △2023년 1.3% △2024년 0.0%를 기록했다.
재판소원제도를 채택하는 또 다른 국가인 스페인의 최고법원 재판에 대한 재판소원 인용률은 △2020년 0.3% △2021년 0.5% △2022년 0.3% △2023년 0.4% △2024년 0.4%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재판소원이 도입될 경우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한 소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헌재법에서는 다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친 뒤에야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장판사는 "독일의 재판소원 인용률을 보면 거의 0%에 가까운데 (독일식 재판소원을) 도입한다는 논의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999명의 당사자가 한 번 더 원하지 않는 결과를 받더라도 1명을 구제해야 한다는 인식은 너무 이상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사는 "독일에서 대법원 재판에 대한 재판소원 인용률이 0%대 수준으로 낮은 것은 법원에서도 헌법적 사항을 이미 다 심사하기 때문"이라며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반하는 경우는 사실 극히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지난 13일 "중요한 헌법적 의미를 가지거나 기본권 보장에 필요한 경우 등 재판소원의 본질에 부합하는 사건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심판 사건 증가에 따른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재에서 헌법연구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권리 구제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사법부에 대한 국가권력 통제는 반드시 최후에 헌법적 통제로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원을 도입하더라도 1,2,3심의 사실인정 문제나 법률 해석 적용을 대상으로 해서 재판을 취소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극히 예외적 경우만 취소 대상이 될 것"이라며 "재판소원 도입으로 대법원도 재판에 더 신중해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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