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체포조 임무는 이재명·한동훈·우원식 등 체포하거나 이송"

尹 "임무 내용 '체포' 아닌 '인계' 국한" 주장
재판부 "수갑, 포승줄 등 지참…체포 관여 알았을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3일 만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9 ⓒ 뉴스1

(서울=뉴스1) 한수현 정윤미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2·3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령부 체포조의 임무 내용이 이재명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대상자를 직접 체포하는 것이었거나 적어도 체포·구금을 돕는 것이 포함돼 있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방첩수사단 인원들이 방첩사 체포조 임무를 체포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체포조 인원들이 수갑과 포승줄 등 '수사장비세트'를 챙겨 출동해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20일 뉴스1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의 임무는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을 체포하거나 체포된 사람을 인계받아 구금 시설에 이송하는 등 체포 활동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방첩사 체포조의 임무 내용이 단지 '인계'에만 국한돼 체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이나 특전사 병력과 같이 현장에 있는 다른 작전부대가 대상자를 체포하면, 방첩사 체포조는 이를 인계받은 임무만 부여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상자를 체포하는 작전은 경찰이나 특전사 병력만의 단독 작전이 아닌, 경찰과 방첩사 체포조 등의 합동작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첩사 체포조 인원들은 국회 출동 지시를 받고 조별로 임무 대상자를 부여받은 후 장비가 패키지화된 가방인 수사장비세트를 확인하고 전부 또는 일부 챙겨 출동했다"며 "세트 안에는 방검복, 수갑, 포승줄, 삼단봉 등이 들어 있었는바 이런 장비는 사람을 제압해 체포 활동을 하거나 이를 보조하기 위해 마련된 장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굳이 방첩수사관들이 야간에 조를 이뤄 임무대상자를 부여받아 국회로 출동하면서 이런 장구들을 지참했다는 사실은 결국 이들이 임무 대상자를 체포·구금하는 행위에 관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 강력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재판부는 체포조의 임무가 단지 인계에만 국한돼 체포와 무관하고, 방첩사 체포조 인원들이 자신들의 임무가 체포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체포조가 '국회로 출동하라'는 지시를 최초로 받을 때부터 임무 대상자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등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은 조별로 국회로 출동할 것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각 임무대상자가 이재명, 한동훈이라는 것을 알려줬다"며 "이들은 이미 정치인으로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비춰보면 임무 대상자가 국회의원 내지 정치인들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