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뇌물 수수' 경무관 징역 10년 법정구속…"변명 일관"
뇌물 수수 경무관에 벌금 16억·추징 7억 5000만원도
공수처 1호 인지 사건…"부패범죄 척결 충실하겠다"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수사 청탁을 대가로 7억5000만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무관이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경무관 김 모 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6억여 원을 선고하고, 7억5000만여 원의 추징을 명했다.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의류업체 대표 A 씨는 징역 3년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경무관의 오빠와 지인 배 모 씨는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벌금 3억여 원과 사회봉사 120시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벌금 1억5000만여 원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따르면 김 씨는 지인 소개로 알게 된 A 씨로부터 불법 장례 사업 및 형사사건과 관련해 담당 경찰에게 알선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2020년 6월~2023년 6월 A 씨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오빠와 배 씨의 금융계좌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7억 7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신용카드, 차명계좌 외에도 딸의 학원비를 대납받거나 노트북, 프린트, TV 등 전자제품 등을 받기도 했다.
김 씨 등 피고인들은 혐의를 일체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대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공수처에 수사 권한이 없다는 주장 등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 절차에 대해 "공수처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절차와 관련해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는 위법이 존재하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면서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적법절차 원칙과 이익형량 해 예외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수처의 검사와 수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진술을 강요·회유·협박해 일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다만 "조사 당시 검사에 의해 강도 높은 추궁을 당했던 사실이 확인된다"면서도 "법정 진술에서 (수사) 당시와 달리 답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나머지 진술의 임의성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안녕의 보호를 사명으로 하는 고위 경찰공무원으로, 공정성·청렴성·도덕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는데도 영향력을 악용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발각되지 않기 위해 차명계좌를 활용하는 등 범행 수법이 치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엄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김 씨는 선고 후 "직을 이용한 A 씨와 알선 합의가 정말 없었다"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김 씨와 A 씨를 법정구속했다.
이번 사건은 공수처의 '1호 인지' 사건이다. 공수처는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고위 경찰공무원의 부패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엄정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공수처는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수처 설립 이후 부패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점 또한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단계부터 공소 유지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 검토를 바탕으로 사건 처리에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도 고위공직자 부패 범죄 척결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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