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삭제 의혹' 전 경호처장 "절차 따라 처리, 법 어긴 것 아냐"
4월초 마무리…박종준 "실무진 의견 존중"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법을 어기면서까지 무슨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1심 재판을 4월 초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6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박 전 처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비화폰 반납 등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처리를 지시했을 뿐, 통화내역 등 전자정보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특검은 피고인이 지시 또는 승인한 비화폰 반납 처리 및 보안 조치에 따라 단말기 안의 통화내역이 삭제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가지고 증거인멸의 고의를 추단한다"며 "그러나 이는 사후적으로 수사기관의 시각에서 당시의 상황을 자의적으로 평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박 전 처장은 이날 "저는 경호처장으로서 비상계엄 이후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법과 규정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부하직원들이 다치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특히 정보통신 분야는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여서 담당자들의 업무처리를 신뢰했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을 존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화폰 반납과 로그아웃 처리 과정은 규정에 따라 통상적인 절차로 하겠다는 실무진의 의견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처장은 "10여 년의 오랜 공백 끝에 공직에 복귀해서 혼란의 시기에 업무처리 과정에서 판단의 미흡함이 있었을지 모르나, 법을 어겨서까지 무슨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2~3월에 증인신문 등을 진행한 뒤, 가급적 4월 초 변론을 종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홍 차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원격으로 삭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당시 조 전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것을 문제 삼으며 "홍장원이 해임됐다는 말도 있던데 비화폰 회수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당시 홍 전 차장은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면직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국정원 보안담당처에 비화폰을 반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은 박 전 처장에게 "홍 전 처장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연락 두절이라 비화폰 회수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박 전 처장은 비화폰을 원격 로그아웃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을 비롯한 전자정보도 함께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의심한다.
박 전 처장은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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