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코오롱 명예회장 2심도 무죄…"고의 증명 없어"(종합)
1심 "제조·판매 때 2액 세포 기원 착오 인지 못해"…주가 부양도 무죄
2심 "불투명성이 문제 가중시킨 측면있어…고의로 보긴 어렵다"
- 이세현 기자,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기자 =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에 관여하고 관련 주식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5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명예회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 임직원들에게도 무죄가 선고됐고, 이 명예회장의 주식 차명거래에 명의를 빌려준 송문수 전 네오뷰코오롱 사장만 1심과 같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코오롱 측이 1차 CH(Clinical Hold, 임상중단명령)를 고의로 숨겼다는 혐의와 관련해 "미국 임상시험절차는 임상시험의뢰자와 FDA(미국 식품의약청) 사이에서 최초의 신청이 계속 이어지는 연속 절차이고, CH는 그 과정에서 내려질 수 있는 조치"라며 "그중 미리 예정되거나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 그 해제의 난도 역시 크게 높지 않은 경우가 존재하고, 인보사에 대해 내려진 1차 CH는 그러한 경우에 더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CH는 '중단' 명령이라기보다 '보완' 명령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이러한 사정을 좀 더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여지는 있으나, 그 행위가 형사 범죄 구성요건에 포함할 될 정도에 이른다는 검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에서는 이 명예회장 등이 인보사 케이주 2액 세포의 기원 착오 사실을 인지한 시점도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17년경 이미 세포 기원 착오와 관련한 미국 티슈진 실무진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에 대해 내부 관리자들이 반신반의하면서 묵살하거나 추가 조사를 막는 등의 행위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있는데도 주요 증인들이 대부분 외국에 있어 더 심층적으로 조사되지 못한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최고 경영진들로서, 이 같은 ‘세포 기원 착오’ 사실이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2017년 무렵 이미 피고인들에게까지 정확히 보고됐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1심과 같이 이 명예회장 등이 2액 세포 기원 착오 사실을 인지한 시점을 2019년 3월 30일 이후라고 판단했다.
상장과 관련해 시료 생산 실패나 일본 미츠비시타나베(MTPC)와의 분쟁을 숨겼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시료 생산 실패는 일시 지연을 초래했을 뿐 임상 전체의 실패나 중단으로 귀결되지 않은 점, MTPC의 분쟁 과정 중에 계약 취소를 쉽게 예상하거나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코오롱 측이 2액 세포 기원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품목허가를 받았다거나 이를 판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티슈진 스톡옵션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 과정에서 피고인들 회사의 의사결정 및 업무처리 방식의 불투명성이 문제를 가중시킨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형사 책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부족하고, 세포 기원 착오는 이른바 인보사 사태의 주된 원인이 되었으나 고의가 아닌 과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명이 없다"고 판단했다.
차명주식 관리나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의 무죄·면소 판단을 유지했다.
이 명예회장은 2017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인보사 2액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로 제조·판매하면서 환자들로부터 약 160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삽입한 형질전환세포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검찰은 또 2015년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임상 3상에 아무런 문제 없이 진입한 것처럼 홍보·허위 공시해 지주사와 코오롱생명과학 법인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상장 과정에서도 불리한 사실을 은폐한 채 비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해 국책은행으로부터 1000만 달러 상당의 지분투자를 유치한 혐의가 적용됐다.
이 명예회장은 2017년 코스닥 상장 당시 허위로 기재한 증권 신고서로 약 2000억 원 상당의 주금을 모집하고, 위계로써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 인보사 국내 임상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임상 책임 의사들에게 스톡옵션을 무상 제공하고, 차명주식 매도에 따른 대주주 양도소득세 세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77억 원 상당의 미술품을 구입한 혐의도 포함됐다.
앞서 1심은 2024년 이 명예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인보사 2액 세포의 기원이 허가받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코오롱 측이 인지한 시점은 2019년 3월 이후라고 봤다. 이에 따라 그 이전에 이뤄진 제조·판매 행위를 사기 범죄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상 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지분투자를 받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혐의에 관해선 각각 조직적 은닉 증거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 명백히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명예회장이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일부를 차명으로 관리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으나 이미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안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
s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