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무단 배출'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원들 2심도 실형

1심 일부 파기에도 형량 유지…"수질오염 예상하면서 용인"

서울고법의 모습. 2026.1.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유해 물질인 페놀이 함유된 폐수 130만 톤을 가스세정시설 굴뚝으로 증발시켜 무단 배출한 혐의를 받는 HD현대오일뱅크 전·현직 임원들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박주영 송미경)는 30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HD현대오일뱅크 부회장 A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전 안전생산본부장, HD현대케미칼 대표이사 등 임직원 역시 각각 1심 형량과 동일한 징역 9개월~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HD현대오일뱅크 환경부문장은 징역형의 집행유예, HD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은 무죄, HD현대오일뱅크 법인은 벌금 5000만 원으로 모두 1심 형량과 동일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검사가 기소한 배출량(약 130만㎥)을 초과해 305만㎥를 유죄 인정 근거로 삼은 점은 '불고불리 원칙'에 위반된다면서 해당 부분을 파기했다. 불고불리 원칙은 검사가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법원은 재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기소된 범위만으로도 유죄는 인정된다면서 HD현대오일뱅크 공장 내 배출과 현대OCI 배출 부분은 유죄로, 현대케미칼 배출 부분은 무죄로 인정한 1심 판단 취지와 형량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폐수 사용 목적과 경위, 악취 등에 대한 민원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피고인들의 대응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은 수질오염, 배출 물질을 충분히 예상했음에도 이를 용인했다"며 "현대 OCI 관계자 역시 문제점을 모두 보고받고도 폐수 사용 중단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에 비춰 고의, 공모 관계도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7년 6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충남 서산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폐수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수질오염물질 페놀이 함유된 폐수 130만 톤을 방지시설에 유입하지 않고 공장 내 가스세정시설의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증발시켜 무단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이 폐수에는 리터당 최대 2.5㎎의 페놀과 38㎎의 페놀류가 검출돼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물환경보전법상 폐수배출시설에서 배출되는 폐수 내 페놀 허용치는 리터당 1㎎, 페놀류 허용치는 리터당 3㎎ 이하다.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폐수 146만 톤을 자회사인 현대OCI 공장과 현대케미칼 공장에 떠넘기기도 했다. 이들은 폐수처리장 신설 비용 450억 원과 연 2억~3억 원의 자회사 공업용수 수급 비용 절감을 위해 폐수 불법 배출을 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