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되면 신천지 핍박"…신천지-尹밀착 전말

2002년 한나라당 대선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까지
신천지 "당원 가입·정치 활동 지시 없어"…전면 부인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0년 2월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신천지 명단 전수조사 결과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대량 발생 대응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경기도 제공) 2020.2.28/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신천지를 핍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탈퇴 간부 측은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른바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해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던 2020년 초 대구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검찰에 압수수색을 요청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같은해 2월말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를 지시했는데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며 2차례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신천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은 2020년 7월 말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로 구속 심사를 앞두고 경기지사였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 총회장의 음성 녹음파일에 따르면 2020년 7월 26일 그는 "만약 이재명이가 우리를 그리(압박)한다면 자기는 엄청난 손해를 보고 목적 달성 못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 2인자'로 불리며 국민의힘 집단 가입을 주도했다고 지목받는 고동안 전 총회 총무 역시 2021년 1월~2023년 3월 사이 전직 간부 차 모 씨와 나눈 대화에서 "선생님(이 총회장)이 '윤석열하고 잘못돼 버리면 모든 게 다 끝난다' 말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폭로로 확산됐다. 홍 전 시장은 신천지 신도 10만여 명이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당시 경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지원했으며, 이를 경북 청도 소재 이 총회장의 별장에서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는 최근 신천지 탈퇴 간부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신천지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이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을 앞두고 같은 해 5~7월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당시 지역별 할당량이 있었고 이를 채우기 위한 지도부의 구체적인 지시도 있었다'는 공통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과천시 소재 신천지 예배당 2020.3.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 하에 집단 가입이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이는 2023년 여름부터 신도들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결과를 보고받기 위해 꾸린 프로젝트다.

고 전 총무는 이 작전을 총괄하며 각 지역 지파장에게 △평신도 입당 구두 지시 △입당 명단 보고서 폐기 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필라테스 작전은 경기 과천시와 군포 등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는 경기 과천시를 성지로 여기고 본부와 예배당 등을 두고 있다. 수년간 교단이 소유한 건물들을 종교시설로 용도 변경하기 위해 과천시청과 법정 다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필라테스 작전에 대해 "종교시설 인허가 문제 등 교단 현안 청탁 명목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천지의 이 같은 당원 가입 방식을 통한 정치권 개입 시도는 2002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청년회장 출신 차 씨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위원회 직능단장을 맡은 이래 2010년 당 비상근 부대변인을 역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는 현재는 신천지를 탈퇴해 교단 내부 비리를 고발한 상태다.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합수본 조사를 받았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도 개입해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후보를 지원했다는 정황도 확보했다. 다른 탈퇴 간부 최 모 씨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이명박·박근혜 대선 후보의 당내 경선 당시에도 당원 가입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상당수 신도가 당원으로 가입해 경선에 참여했으며, 일부 청년 신도들은 선거운동에도 동원됐다고 최 씨는 주장했다.

이 밖에 복수의 전현직 신천지 간부들은 이 총회장, 고 전 총무 등 지도부를 중심으로 신도들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켜 궁극적으로 교단에 우호적인 후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신도들을 5~10만명으로 추산했다.

한편, 신천지 측은 "국민의힘, 민주당을 포함한 어떠한 정당에 대해서도 당원 가입이나 정치 활동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조직적인 선거 개입은 구조적으로도 사실상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부동산 인허가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정치적 결탁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정당한 절차로 매입한 교회 시설조차 종교시설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현재 상황은 설명될 수 없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