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2인자 "교주 이만희, '윤석열하고 잘못되면 끝나'"…檢 다수 녹취 확보

합수본, 고동안-전직 간부 다수 통화 녹음파일 확보…대선 개입 증거
주호영·권성동 등 전현직 실명 언급… '근우회' 고리로 尹 접근 정황도

신천지예수교회의 성경교육기관인 시온기독교선교센터(총원장 탄영진)는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신천지 12지파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4기 수료식’을 개최했다. ⓒ News1 박영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남해인 김기성 기자 =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긴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신천지 2인자'로 불리며 국민의힘 집단 가입을 주도한 고동안 전 총회 총무가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 사이 전직 간부 A 씨와 나눈 통화 녹음파일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고 전 총무는 "'나(이만희 총회장)는 11월 재판이(2021년 11월 2심 선고) 끝날 때까지 양당에서 자기들 스스로 당 경선을 알아서 해야 한다'며 '대선 때 우리가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 전엔 어떻게 하지 않겠다'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녹음파일들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권성동·주호영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 실명이 대거 언급되기도 했다.

고 전 총무는 A 씨와 통화에서 "선생님(이 총회장)이 뭐라고 하셨냐면 '윤석열하고 잘못돼 버리면 모든 게 다 끝난다'며 '너, 내가 이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아느냐'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선생님이 근데 윤석열 때문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고 전 총무는 "(이 총회장이)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을 통해 윤석열 라인도 잡고 가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한국근우회는 일제강점기 항일여성단체 '근우회'를 계승한다는 취지로 1982년 이 회장이 설립한 여성단체다. 복수의 전직 간부들에 따르면 한국근우회는 '신천지 위장조직'으로서 윤석열 대선캠프와 신천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무는 2022년 1월 통화에서 A 씨가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을 때 '대구시 보고서'를 만들어 간 게 있다"며 "그걸 보고 뿅 간 것 같다"고 말하자 "무대(김무성 대표)야 워낙 대단하신 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근데 지금 포항수산업자 때문에 코너에 많이 몰려있다"며 "전면에 못 나선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2021년 12월 경북 포항의 수산업자 사칭범으로부터 고급 렌터카 여러 대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 전 대표에 대해 고 전 총무는 "옥새 파동 때문에 반대 여론이 크고 시대 흐름에 못 쫓아간다"며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킹으로서는 시대 흐름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지금 주의해야 할 게 큰 대선은 정권을 걸고 싸우는 것이라 잘못 얽히면 큰일 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두 사람 통화 내역에는 주호영·권성동 현 의원 등도 언급됐다. 고 전 총무는 이들을 가리켜 "아이 뭐 다 옛날에 제일 큰 계파 수장"이라고 밝혔다.

고 전 총무와 이 같은 통화를 할 당시 청년회장을 지냈던 A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청년위원회 직능단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2010년 당에서 비상근 부대변인을 지냈다.

A 씨는 현재 교단을 탈퇴해 고 전 총무를 내부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합수본은 이번 주 A 씨를 비롯해 신천지 탈퇴 간부들을 줄소환해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과 관련해 집중 조사했다.

그 결과 한나라당 시절부터 조직적 당원 가입이 있었고, '이 총회장 지시 없이 집단 당원 가입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취지의 공통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고 전 총무에 대한 조사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 전 총무는 지난해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되면서 제명된 상태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의 횡령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기남부청에서 수사 중인 이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천지 측은 입장문을 통해 "특정 정당의 당명 변경이나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원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신천지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