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재판부 "12·3 계엄은 내란" 첫 판단…尹내란 재판 선고 영향 불가피
법원 "12·3 비상계엄은 친위 쿠데타·위로부터의 내란"
尹 주장해 온 '계몽성 계엄' 방어 논리에 법적 타격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서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권한이며, '경고성·계몽적' 성격이기 때문에 내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온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방어 논리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이번 판단은 다음 달 19일 예정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선고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공식 인정한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포고령을 발령했다"며 "그 포고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의회 민주주의 제도 및 영장주의를 소멸시키고, 헌법에 의해 금지되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검열을 시행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목적, 즉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발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거·출입 통제하는 등 다수인이 위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을 일으켰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선관위를 점거·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후 선고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모두 '12·3 내란'이라고 칭했다. 특히 한 전 총리가 '12·3 내란' 행위에 가담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 행위를 '위로부터의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법과 법률을 경시하고 국민이 가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 자체를 뿌리째 흔든다며 '아래로부터의 내란'보다 훨씬 더 위험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그간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이라는 방어 논리를 펼쳐 왔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가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확정하면서, 이같은 윤 전 대통령의 방어 논리가 흔들리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심리하는 재판부가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일한 사안에 대해 각 재판부가 상반된 법적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재판부가 "헌법과 법률에 정한 바 없이 위헌·위법한 주장에 불과한 '계몽성 계엄, 경고성 계엄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도 윤 전 대통령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국민들에게 법치주의 붕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계몽적·경고성 계엄이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 주장을 완전히 배척하는 내용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민주주의의 근본이 되는 선거 제도를 정당한 근거 없이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12.3 내란은 이와 같이 잘못된 주장이나 생각을 양산하거나 그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점도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한 '부정선거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수처의 수사권,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 여부 등이 꼽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재판부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을 인정한 데 이어, 이번 한 전 총리 재판부까지 내란죄를 인정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에 불리한 요소가 더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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