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중요임무종사' 한덕수 1심 징역 23년…"책무 저버리고 가담"(상보)

법원 "12·3 비상계엄, 내란 행위이자 친위 쿠데타"…尹정부 국무위원 첫 유죄
특검 15년 구형보다 높은 형 선고…"증거인멸 우려" 법정구속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1.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기자 =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에 대해 내려진 법원의 첫 유죄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앞서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이날 12·3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헌법에 따라 보장되는 의회 정당제도를 부인하는 내용의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한 것, 군·경을 동원해 국회 및 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하고 출입 통제, 압수수색한 것은 헌법이 정한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면서 "이런 형태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도 불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사적으로 살펴보면 쿠데타는 많은 경우 성공해 권력자는 독재자가 되고 국민의 재산권과 기본권이 침해된다. 또 내전 같은 전쟁이나 정치투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진다"며 "12·3 내란은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해 그 위험성의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극단적 상황에서만 논의되는 저항권을 평상시 아무렇지 않게 주장하는 사람들, 계몽적·경고성 계엄이 당연하다고 위헌·위법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 민주주의의 근본이 되는 선거제도를 정당한 근거 없이 부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12·3 내란은 잘못된 주장이나 생각을 양산하거나 더 심각하게 만든다"고 했다.

재판부는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국민의 용기와 일부 정치인들, 위법한 지시에 저항한 일부 군인·경찰에 의한 것이라면서, 짧은 계엄이 내란 가담자의 형을 정하는데 고려할 사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으로, 헌법에 따른 모든 노력을 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졌다"며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의무와 책임을 끝내 외면하고 오히려 일원으로서 가담하기를 선택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로 대한민국이 자칫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유린당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해 장기간 나오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비상계엄을 은닉하고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했다"며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반성하고 있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을 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직후 법정 구속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문을 진행했다.

재판부가 '구속 여부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고 묻자, 한 전 총리는 "재판장님 결정에 겸허하게 따르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한 전 총리의 변호인은 한 전 총리가 도주 가능성이 없고, 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며 구속 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한 전 총리의 법정구속을 결정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4년 12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2월 20일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 전 총리는 당초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범행의 방조범으로 기소됐으나 재판부 요청에 따른 특검의 공소장 변경으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추가됐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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