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부분 항소'에 檢 내부는 잠잠…법조계에선 '외압' 비판
'본류' 정보 삭제·은폐 의혹 항소 포기…유족·야권 반발 지속
"정치권 압박에 기소도 제대로 못 해…검찰 폐지 앞두고 존재감 사라져"
- 정재민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송송이 기자 = 검찰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해 일부 항소하는 절충안을 내놓은 가운데 우려했던 검찰 내부의 '제2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등 집단 반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유족 측은 물론 야권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정치권의 압박에 따라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있는 검찰의 존재감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항소 시한 만료일인 지난 2일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에 대해선 항소를 포기했다.
사실상 사건의 본류 격인 고(故) 이대준 씨의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정원이 사건 첩보와 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 등은 항소 실익 등을 고려해 포기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증거관계와 관련 법리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검과의 협의를 거쳤다"고 전했다.
당초 이번 사건에 대한 전체 항소 포기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검찰이 일부 항소를 한 배경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때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사퇴하고, 검찰 내부의 반발이 극심했던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이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엔 일선 검사들의 반발 목소리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또한 서해 공무원 피격 은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형적인 정치 보복 수사"라면서도 검찰의 항소 여부 결정에 대해선 "장관이 의견 표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일체 의견을 낸 바 없다"고 거리를 둬왔다.
정 장관은 특히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때를 언급하며 "신중 검토하라고 했더니 (항소)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난리가 난 것 아니냐"라며 "사건 결론만 듣고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국 검찰에서 내부적으로 잘 판단할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유족 측과 야권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친형인 이래진 씨 측은 "선택적·전략적 반쪽짜리 항소"라며 잇달아 유감 입장을 표명하는가 하면 오는 6일 정 장관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김민석 국무총리,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역시 '면피성 항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필두로 정부·여당은 공개적으로 '조작 기소', '항소 포기가 당연하다'는 발언을 쏟아내며 검찰을 압박했다"며 "삼권분립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노골적인 수사·재판 개입에 검찰이 굴복함으로써 또다시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의 우려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결국 대통령과 총리의 압박에 의해 타협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결국 검찰이 기소를 잘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로, 수사·기소 분리 국면에서 기소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현재 장기간 검찰총장도 없는 상태에서 검찰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공소 유지 내지 기소도 압박받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민만기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핵심인 직권남용 혐의를 항소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정치권 외압이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신뢰 회복 방안도 묘연하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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