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현대제철 909억 과징금 취소"…고철 가격 담합은 인정
공정위, 7개 제강사 담합에 3000억 과징금…현대제철엔 909억
法 "경쟁 부당 제한 인정…매출액·위반 횟수 잘못 산정, 취소"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고철 구매 기준가격을 담합했다 적발된 현대제철에 부과된 900억 원대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현대제철의 담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산정에 잘못이 있다고 봤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김경애 최다은)는 현대제철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제철에 부과된 909억5800만 원의 과징금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현대제철을 포함해 동국제강·한국철강·와이케이스틸·대한제강·한국제강·한국특수형강 7개 제강사는 2010~2018년 철근 등 제강제품의 원재료인 고철(철스크랩)의 구매 기준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현대제철 주도로 7개 제강사 공장 소재지에 따라 영남권, 경인권 2개 권역에서 담합이 이뤄졌다고 봤다. 각 권역 구매팀 실무자가 철스크랩 구매 기준가격 변동계획, 재고량·입고량, 수입 계획 등 기준가격 결정에 중요한 정보를 교환했다는 것이다.
이에 공정위는 이들 7개 제강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3000억8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대제철에는 가장 많은 909억58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법원은 먼저 현대제철을 포함한 7개 제강사가 철스크랩 관련 담합행위를 한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영남·경인권 사업자들은 정례적인 구매팀장 모임을 개최해 왔고, 철스크랩 관련 중요 정보를 논의하고 기준가격 인상·인하 여부와 그 시기·폭에 관한 합의도 지속해 왔다"며 "2010년 6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구매팀 실무자 간에 빈번하게 유선·문자 등으로 접촉·교류하며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로 인해 국내 철스크랩 구매시장에서 경쟁이 부당하게 제한됐다고 봤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제강사들이 일부 공동행위 부분과 관련해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점에 관해서는 "이는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으로서 검사가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가리킬 뿐 공소사실 부존재가 적극적으로 증명됐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2010~2012년 공동행위의 경우 5년의 처분 시효를 넘겼다는 현대제철 측 주장에 관해서도 "공동행위는 단일한 의사에 의해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단절 없이 계속 실행된 1개의 부당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면서 배척했다.
다만 재판부는 과징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매출액, 위반행위 횟수 산정이 잘못됐다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원으로서는 재량권 일탈 여부만 판단할 수 있을 뿐 재량권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가 적정한 것인지에 관해 판단할 수 없다"면서 "그 전부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과 공정위 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면 일반 행정사건과 달리 2심제로 심리한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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