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유족, 檢 일부 항소 포기에 "반쪽짜리…공익 대표자 포기"

"이재명·김민석·정청래 등 기소 공개 비판…정치적 압박에 따른 것"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 몰이'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피격 은폐 의혹'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5.1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에 검찰이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한 데 대해 유족 측이 "공익 대표자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유족 측은 3일 입장문을 내고 "형사소송법에서 검사에게만 항소권을 부여한 이유는 검사가 사적 이해관계를 넘어 공익을 대표하는 주체로서 형벌권 행사의 적정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신뢰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선택적이고 전략적인 반쪽짜리 항소는 검사가 과연 공익의 대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낳는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이 사건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생명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 이후 수사와 정보 공개 과정에서 조직적 은폐나 권한 남용이 있었는지가 중요 쟁점"이라며 "단순한 명예훼손 문제를 넘어 국가 책임을 가늠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명예훼손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검찰이 형사소송법상 공익 대표자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유족의 기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당대표 등 정치권 고위 인사들이 기소 자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상황과 맞물려 이번 반쪽짜리 항소는 법리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항소 대상에서 제외한 결정이 순수한 법리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압박에 의한 것인지를 검찰 스스로가 답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항소 시한이던 전날(2일) 오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에 따라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기소된 박 의원(당시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달 26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 5명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