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친구입니까" 호칭 공방에 증언 장외전…내란재판 막판 신경전
열달 만에 합친 내란 재판…1월 9일 변론종결, 한날한시 선고
尹 호칭 두고 '검사 선배인데' 반발…"조지호 명백한 거짓" 장외 공방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군·경 수뇌부의 내란 재판이 첫 공판 뒤 10개월 만에 병합되며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 변론 종결을 앞두고 피고인 호칭을 둘러싼 신경전이 일어나는가 하면, 핵심 증언을 둘러싼 장외 공방까지 벌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30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군·경 수뇌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을 병합했다. 지난 2월 20일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열린 지 약 10개월 만이다.
이번 병합으로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 전 장관, 조 전 청장,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8명은 함께 재판받은 뒤 같은 날 선고를 받게 된다.
이들 사건이 모두 '12·3 비상계엄'이라는 동일한 사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효율성을 고려해 병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변론 종결일은 새해 1월 9일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팀의 공소장 변경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주장하자, 재판부는 "도저히 힘들면 어쩔 수 없다. 일단 계획대로는 하겠다"고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판부는 막바지 심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9~30일 연달아 핵심 증인인 조 전 청장과 김 전 장관을 신문했고, 1월 5일 김 전 장관에 대한 반대신문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변론 종결이 다가오면서 재판 분위기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전날 공판에서는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가 "검사들은 넓은 자리 앉아 있는데 저희는 방청석에 앉아 있다"면서 변론권 침해를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호칭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억수 특별검사보가 공소장 변경에 관해 설명하며 "안가 및 관저에서 윤석열과 김용현이…"라고 언급하자, 이 변호사는 "윤석열, 김용현이 뭡니까. 특검보 친구입니까"라고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 측까지 가세해 배의철 변호사는 "본 재판은 방송으로 공개되고 전 국민이 보고 있다"며 "전직 대통령에게 예우를 안 지키고, 검사 선배이기도 한데 '윤석열이' 이렇게 말하는 게 타당할지 예우를 지키도록 지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은 "'피고인 윤석열'은 공소장에 나와 있는 정식 명칭"이라며 "공식적인 형사 소송에서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소송 지연 전략으로 보일 만큼 불필요하다"고 맞받았다.
핵심 증언을 둘러싼 장외 공방도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29일 공판 직후 언론 공지를 통해 조 전 청장의 증언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청장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일 '월담하는 의원은 불법이니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부분을 겨냥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전 청장이 오후 11시 15분 윤 전 대통령과 통화에서 '국회를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오후 11시 7분 이미 경찰은 국회 출입문을 열고 국회의원과 국회 관계자를 들여보내기 시작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후 이뤄진 다섯 차례의 통화에 대해서도 "국회 주변 상황 파악과 안전사고 염려 때문이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기존 공판 외에 1월 6일을 예비 기일로 지정했다. 1월 7일까지 서증조사와 법리 논쟁을 마친 뒤 9일에는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진술이 이뤄지는 결심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내란 특검팀은 피고인 신문 여부를 검토 중이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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