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에 의한 강제 합의 놓친 경찰…검찰, 보완 수사로 구속기소

법무부,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간
정성호 "보완수사, 국민 억울함 없도록 보완하는 기능으로 작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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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2024년 12월 20대 A 씨는 30대 B 씨에게 얼굴을 수십 회 구타당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같은 날 B 씨 차량에 감금돼 협박을 받았다. A 씨가 강제로 작성한 합의서를 본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상해죄로 불구속 송치했다.

기록을 살펴보던 검찰은 갑작스러운 합의에 의문을 품고 보완 수사를 진행해 협박에 의한 합의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피의자를 구속 기소할 수 있었다.

26일 법무부는 A 씨 사례를 포함해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 77건의 사례를 모아 '검찰 보완 수사 우수사례집'을 발간했다.

무면허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아내를 자수시킨 남편의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사건도 검찰 보완 수사로 밝혀졌다.

2024년 10월 30대 남성 C 씨는 면허 취소 상태(무면허)에서 운전하다가 연석과 가로수를 들이받고 도망쳤다. 다음날 아내인 D 씨는 자신이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자수한 뒤 자차 보험금 2300만 원을 받아냈다.

경찰은 D 씨의 허위 자백을 그대로 받아들여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D 씨가 전과가 없다는 점, 큰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112와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의아하게 여겨 수사한 결과 현장에 D 씨가 없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검찰은 여신도들 성폭행으로 징역 10년을 살고 나온 종교단체 JMS 교주 정명석에 대한 경찰 수사를 적극 보완해 2022년 10월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끌어냈다.

이외에도 △세종시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 △가평 계곡 살인 사건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도 검찰의 보완 수사로 범행 전모가 드러난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례집 발간과 함께 "오로지 국민의 관점에서 범죄자는 반드시 처벌받게 하고 억울한 피해자는 절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검찰의 최종 역할"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수사-기소의 분리, 즉 수사의 개시권자와 종결권자를 달라지게 하고 보완 수사라는 말 그대로 국민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보완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일반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도 강조했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