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2' 정지원 "건진 문자, 보고 안 했다"…특검 "거짓말하면 처벌"

'건희2' 실제 사용자 지목된 정지원 증인 신문
재판부 '문자 중요도, 보고 여부 혼자 결정하느냐' 의문 표해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정 전 행정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휴대전화에 '건희2'로 저장된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로 알려졌다. 2025.7.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보낸 문자를 김 여사에게 보고한 적 없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진술했다. 정 전 행정관은 전 씨 휴대전화에 '건희2'로 저장돼 있던 번호의 실제 사용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14일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기일을 열고 정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9일 정 전 행정관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그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둔 채 불출석했다.

이에 대해 정 전 행정관은 "급한 증인으로 채택된 사실을 몰랐고 등기를 수령(하지) 못 했다"며 "중고폰을 사서 배터리가 소진됐는데 그때 전화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지난달 27일, 28일, 30일 김 여사를 접견하고 29일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변호인과 논의해서 그런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정 전 행정관은 "재판에 나갈 때 필요한 옷, 책, 건강 정보 때문에 연락했고, 사건(이나) 재판 관련은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이날 재판에서 전 씨 휴대전화 속 '건희2'와의 문자 내역을 제시했다. 전 씨는 정 전 행정관 명의의 번호인 건희2로 'vip 대통령 취임식 초청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정 전 행정관은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냈다.

정 전 행정관은 "대통령 인수위에서 취임식을 담당해 영부인에게 보고는 안 했다"고 주장했다. 전 씨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김 여사 면담을 요청한 문자에 대해서도 "왜 전 씨가 저한테 저런 문자 보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래서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검 측은 정 전 행정관의 이같은 진술에 대해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여기서 거짓말하면 위증으로 처벌받는다"라며 헛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측은 또 김 여사가 윤 전 본부장에게 "이 번호(건희2)는 제가 비밀리에 쓰는 번호"라고 말하는 녹취록을 재생한 뒤, 정 전 행정관이 "한두 번 정도는 제 거를 빌려서 통화하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하자, "진술이 (왜) 갑자기 바뀝니까"라고 언성을 높였다.

재판부도 '문자의 중요도와 보고 여부에 대한 결정을 혼자서 하느냐'며 정 전 행정관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정 전 행정관이 "영부인 비서실로 들어온 이력서는 책장에 올려놓으면 인수위 관계자들이 가져갔다"고 진술하자, 재판부는 "일방적으로 이야기 안 하고 올려놓는 그런 시스템이 납득이 안 된다. 증언 자체가 그 당시 당선인 업무 시스템이 엉망이라고 말하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와 정 전 행정관의 관계에 관해 묻기도 했다. 정 전 행정관이 현재 급여를 받지 않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반려동물을 돌보고 있다고 진술하자, 재판부는 "급여도 안 나오는 데 왜 하시느냐. 동물 때문이냐, 김 여사 때문이냐"고 질문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