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尹, 한동훈에 '빨갱이'…추경호, 대학 시절 계엄 경험 위법성 인식"
尹 '계엄 전혀 몰랐다' 강호필에게 "군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5개월 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가리켜 '빨갱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과 함께 '군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뉴스1이 확보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 중이던 지난해 7월 당시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합동참모본부 차장으로 있던 강호필 전 육군지상작전사령관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라는 말과 함께 "군이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의 말을 건넸다. 이 자리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 경호처장)이 함께 있었다.
당시는 한 전 대표가 당 대표 후보였던 시기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사과 문자를 한 전 대표가 무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윤·한 갈등이 일었던 시기다.
강 전 사령관은 귀국 후 당시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며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사령관은 당시 실제 부대를 출동시키지 않아 수사 대상에선 제외됐다.
다만 강 전 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에서 "제 계급과 직책, 군 생활 등 개인적인 명예를 걸고 비상계엄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라며 "지작사에게 병력 출동 등 임무든 역할을 하라고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또 추 의원이 과거 대학생 시절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을 지켜봤기 때문에 12·3 비상계엄 역시 위법했다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 판단했다.
특검팀은 "추 의원은 1980년 5월 17일 당시 고려대학교 2학년 재학생으로서 포고령에 따라 모든 대학이 휴교 조치 되고 교내에 주둔하며 학생 시위를 탄압했던 사실 등을 경험했다"며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이 내란죄로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아 확정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또 "추 의원의 역사적 경험, 당시 인터넷 검색, 문자 송수신, TV 시청 등을 통해 확인했던 보도, 시민들의 발언 등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벌어진 군경의 국회 통제 등 일련의 조치들에 대한 위헌·위법성과 그것이 내란에 해당할 가능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추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보고했다. 표결은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진행된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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