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직무유기 혐의 성립할 수 없어…제 식구 감싸지 않은 사안"
"처·차장, 셀프 배당 문제 있다고 판단…결재 이뤄지지 않아"
"대검 통보 의무로 보기 어려워…직무유기 고의·동기 전혀 없어"
- 정재민 기자, 송송이 기자
(서울·과천=뉴스1) 정재민 송송이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1일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수사와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는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 브리핑을 열고 "공수처 지휘부는 이 사건을 적법 절차에 따라, 그리고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 직무를 의식적으로 포기하거나 방임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동운 처장, 이재승 차장 등 공수처 수뇌부는 지난해 8월 공수처 소속으로 고(故)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된 송창진 전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을 대검찰청에 1년 가까이 통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각각 지난달 28일, 지난 1일 직무유기 혐의로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혀 같은 해 8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공수처에 따르면 이 차장은 '부별 배당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지난해 8월 19일 이해관계가 없던 수사3부에 배당했는데 송 전 부장검사가 자신을 주임검사로 지정하는 '셀프 배당'을 한 뒤 신속검토보고서를 차장에게 보고했다. 이후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 3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신속검토보고서엔 △공수처가 자체적으로 불기소처분하는 방안 △공수처장이 국회 상대로 유감 표명 △추측성 고발을 한 국회의원들을 무고로 인지할 것을 검토 △청문회의 적법성이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다뤄지고 있으므로 그 결과를 검토한 후 처분 검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처·차장은 셀프 배당으로 무리한 의견을 내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셀프 배당 시 처·차장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공수처 배당 예규를 제정·시행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는 "검토 보고 외의 구체적인 처분 건의, 결재 상신도 없는 상황에서 대검 통보(이첩)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수처에 고발되는 사건의 경우 자동 입건되는 상황에서 고발만으로 혐의를 발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처·차장은 이 사건 보고와 관련 어느 단계에서도 결재권을 행사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과정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공수처는 "수사3부장 사직 후 이 사건을 처리할 담당 부장과 담당 검사는 더 이상 없게 됐다"며 "담당 부장검사나 주임검사 결재 없이 처·차장이 임의대로 대검에 이첩 등 처분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공수처는 특검팀의 수사에 대해선 "수사 기관의 판단에 따라 입건 등 수사 여부가 결정되지만, 그 결과가 '교각살우(矯角殺牛·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 또는 '견문발검(見蚊拔劍·모기를 보고 칼을 뽑는다)'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고 했다.
오동운 처장 또한 이날 오전 출근길에 "공수처 부장검사 위증 고발 사건 처리 과정은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제 식구 내치기라는 비판을 감수하고서 공수처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었다"며 "위증 고발 사건을 순직해병 특검에 이첩하기 전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고 직무유기하지 않은 게 명백히 밝혀졌다. 국회가 고발한 사건을 암장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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