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 "'순천 막걸리 살인' 검찰, 스스로 반성·쇄신해야"

"고통 겪은 두 분에게 국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과"
검찰, 재심 무죄 판결 항소 포기 결정…"사과·반성"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받은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에 대해 "검찰 사무 감독권자로서 16년간 상상도 못 할 고통을 겪어온 두 분에게 국가를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향후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시간을 신속하게 보상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찰이 무죄를 판결한 재심에 대해 상고 포기를 결정한 데 대해 정 장관은 "오늘 검찰이 뒤늦게나마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상고를 포기한 것은 다행"이라며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검찰 스스로 처절한 사죄와 반성, 쇄신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피해자들 인권을 무참히 짓밟고도 지금까지 사죄 한번 없는 당시 수사 검사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도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을 지켜야 할 검찰이, 반대로 국민을 억압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제도와 관행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며 "다시 한번 그릇된 검찰권 남용으로 긴 세월 고통받은 피해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은 2009년 7월 6일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주민 4명이 청산가리가 혼합된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2명은 사망, 2명은 중상을 입은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숨진 여성 최 모 씨의 남편 백 모 씨와 그 딸의 부적절한 관계를 범행동기로 보고 백 씨 부녀를 기소했다.

두 사람은 1심 재판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백 씨는 무기징역, 딸은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15년간 복역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자백 강요, 백 씨 부녀에게 유리한 증거 미제출 등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은 2023년 재심 개시 여부 판단을 거쳐 이듬해 재심에 열렸고 마침내 지난달 28일 13년 만에 무죄가 선고됐다.

대검찰청은 이날 재심 무죄 판결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피해자에 대해 공식 사과와 반성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재판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적법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야 할 검찰이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을 피고인들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검찰은 향후 피고인들에 대한 보상 절차 및 명예 회복 조치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